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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조현호 미디어1팀장

미디어오늘은 지난달 5일 KBS 새 이사진 구성 이후부터 3일 열린 회의까지 이사회 회의록 전문을 정보공개 청구했다. 청구가 접수되면 KBS는 열흘이내에 공개여부를 결정통지 해야 한다. 그런데 KBS(이사회)는 법정 기한 보다 하루 늦은 지난달 16일 한차례 결정을 연장했고, 26일에야 최종 답변을 내놨다. 청구자료를 부분공개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어떤 ‘부분’을 공개하고 어떤 부분을 비공개 하겠다는건지 공문만 봐서는 도통 알 수 없다는데 있었다. 무엇을 어떻게 공개 한다는 언급 없이 ‘비공개 부분을 제외한 부분’으로 돼 있었다.

‘공개할 부분은 비공개 부분을 제외한 것’이고 ‘비공개할 부분은 공개할 부분을 제외한 것’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답변이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수수께끼도 아니고 스무고개 하는 것도 아닌데 거대 공영방송이라는 곳에서 이런 식의 공문을 보낸다는 것이 좀체로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나마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를 적시한 점은 가상했다. “왜곡, 사회적 갈등, 명예훼손 등의 우려로 공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회의록 공개가 왜 그런 결과를 가져오는 지 도무지 알 수 없었지만...

이사회 사무국 담당 간부의 변명은 가관이었다.

“회의록이 한두 페이지가 아니고 60∼100쪽이 되는 것도 있어서, 우리도 이를 다 못봤다. 다른 일들 때문에 정확하게 검토할 시간이 없었다. 하루 이틀 말미를 주면 검토하고 (이사들에게) 보고하고 조속히 공개일정을 잡겠다”. ‘부분만 공개하겠다’고 결정과 통지는 해놓고, 그렇게 결정하기 위한 업무는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도대체 사무국이라는 곳에서 공문을 내보내면서 정작 중요한 내용물은 보지도 않았다는게 이해되지 않는다. 
   
 

▲ 조현호 미디어1팀 기자

전진한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사무국장은 “KBS 같은 곳에서 그렇게 답변했다는 것은 놀랍다”며 “시청자와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아니냐고 반문했다.

KBS가 이런 무성의한 태도로 대국민 행정처리를 하면서 과연 ‘공영방송’ ‘국민의 방송’이라 외치며 국민을 상대로 수신료를 더 내놓으라고 요구할 자격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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