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가까이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경찰이 수사에 나섰던 ‘경주 여고생 실종사건’은 다행히 해프닝으로 끝났다. 여고생의 외삼촌이 실종소식을 듣고 여기 저기 수소문한 끝에 어머니 집에 있었던 것으로 3일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번 실종사건은 다행히 잘 마무리됐지만 네티즌을 비롯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경찰이 수사팀을 확대하고 실종경보까지 발령하는 등 사회적 파장은 적지 않았다. 이처럼 가족은 물론 사회적인 관심과 여론마저 움직일 수 있는 실종 및 가출사건이 서울에서만 한 해 1만5000여건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마다 2000명이 넘는 만 14세 미만 아동과 3000여명이 넘는 치매노인과 정신지체 장애인 등 스스로 통제가 어려운 이들이 가족 품에서 벗어나 거리를 헤매고 있어 사회적인 관심과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는 급속한 핵가족화 과정에 장기불황이 겹치면서 돌보는 가족 없이 거리를 배회하고 떠도는 사회적 약자들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는 데 실종아동 등을 발견했을 때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가 절실한 상황이다. 투명사회를 위한 공개센터가 서울지방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서울지역 실종사건 발생·발견 건수’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09년 10월까지 해마다 2000명이 넘는 수의 아동이 실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노인은 2009년에 들어서 실종된 건수가 되레 300명이 더 늘었으며 정신지체장애인들은 2007년에 비하면 급격히 줄었지만 여전히 해마다 15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실종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해마다 1만여명이 가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50명이 집을 나와 거리를 헤매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통계가 서울 경찰서에만 접수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접수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고 전국을 대상으로 한다면 실종자 수는 수만명에 달할 것으로 우려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노인 인구는 늘어나지만 가정은 핵가족화하면서 가족에 대한 보호체계가 약화돼 거리를 배회하는 아동과 노인들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해 유괴납치(엠버) 경보 대상을 아동뿐 아니라 부녀자로 확대한데 이어 실종아동에 대한 엠버경보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경찰청 또다른 관계자는 “하루에 한번 꼴로 실종아동 경보를 발령하고 있는데 현재는 방송과 지하철 등 다중시설 매체에만 주로 하고 있다”면서 “유괴납치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신고와 실종아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신문 등 언론매체로 실종경보 협약매체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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