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활동/서교동 칼럼

94년 전쟁위험, 천안함 사태로 추억하다.

opengirok 2010. 5. 25. 14:06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전진한 사무국장


정부가 천안함 사태를 북한의 행위로 간주하고 사실상 전면 대결 구도를 선언했습니다. 6.15 남북선언 10주년을 앞두고 참으로 기가막힌 일이 발생했습니다.


전면전 까지는 아니겠지만 남북 간의 충돌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고, 한반도 정세는 다시 혼돈과 혼란으로 빠져 들게 되었습니다.

서거하신 김대중 대통령은 저 세상에서도 이 상황을 보며 안타까워 할 거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94년에 있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94년은 한반도에서 전쟁위험이 가장 높았던 한해로 기억됩니다.

1994년 북한 연변에 핵시설이 있다는 것이 미국내에 문제가 되었고, 미국 공화당은 클린턴의 대북외교정책을 정략적으로 압박하여 북한 연변 핵 시설에 관한 전략적 폭격을 압박하였습니다.

당시 미국에선 연변 핵시설에 관한 폭격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쟁시나리오를 작성하였는데 당시 미국의 폭격으로 인한 한반도의 피해는 전쟁발발 이후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여 민간인 사상자를 포함한 수백만명의 사상자가 나올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당시 한반도는 매우 위험하고 불안한시기였습니다.  실제로 대형마트에서 생활필수품을 사재기를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죠.

전 당시 군에서 이등병으로 뺑이를 돌고 있었습니다. 당시 훈련소에서는 전쟁이 반드시 터질 거라고 엄청난 훈련을 받았고, 공포에 떨었던 기억이 납니다.

군에서 전쟁 위험이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은 일반인들 보다 수십배의 공포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다행히 카터 전 대통령의 중재로 전쟁 위기는 넘어갔지만 우리 역사에서 매우 위험한 순간으로 기억됩니다.

94년에는 또 한번 한반도 엄청난 사태가 발생합니다. 바로 북한 김일성 주석이 사망 한 일입니다. 당시 우리 부대에서는 모든 업무를 중단 한 채 방송으로 흘러나오고 있는 북한의 모습을 시청하고 있었습니다.

전 군에서 비상이 떨어진 것은 당연한 것이고요.

그때도 군에서는 엄청난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다시금 전쟁의 공포를  겪어야 할때였습니다.

북한 사람들이 거의 아노미 상태에 빠진 채 울부 짓고 있는 모습은 군인이었던 저의 시각에는 매우 충격적으로 비춰졌습니다.

그 이후 세월이 지나 2000년 6.15 남북선언을 보며 전국민이 감동의 눈물을 지었던 기억들, 이산가족 만남, 노무현 전 대통령의 10.4 2차 남북정상회담 등을 보면서 온국민들은 북한은 더이상 먼나라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2010년 5월 전쟁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을 발견하게 됩니다. 전 예비군도 끝나고 민방위까지도 거의  끝나가고 있는 데 말입니다.

매일 남북관계의 긴장을 알리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한반도 정세가 매우 엄중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번 일에 시발점이 된 천안함 사태에 대해 좀 더 냉정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좀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1번' 이 결정적인 증거라고 하기에는 우리 국민들의 시각이 너무 높아져 있습니다. 도무지 납득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사진출처 : 노컷뉴스



사실관계가 정확하지 않은 채 이런 긴장관계가 유지된다면 그 또한 매우 위험합니다.

싸움이 나는 이유도 서로 간 오해나 억울 한 일이 있을 때 자주 발생하는 것을 우리 주위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의 소행이라고 지목하려면 좀 더 과학적인 증거가 필요합니다. 그 이후에 사과를 요구하고, 구체적인 요구를 해도 늦지 않습니다.


미국 드라마인 밴드오브 브라더스 를 보면 전쟁이 얼마나 참혹하고, 비인간적인 지 알 수 있습니다.

거기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습니다. 모두다 전쟁의 피해로 몸살을 앓습니다.

더군다나 한반도는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배경이 되는 1차 세계대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피해를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현 정권은 이번 사태를 최소한으로 줄일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감정적인 모습은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만듭니다.

게다가 불안해 한다고, 현 정권을 지지하는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고 봐야 합니다.

하루 속히 이번 사태가 해결되길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