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대법원 위법 판결 불구 조례 개정안 처리 늑장
서울시의회가 전·현직 지방의원들의 친목모임인 ‘의정회’에 대한 재정 지원을 줄이려는 서울시의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
조례 개정안 통과가 미뤄지면서 서울시는 올해에도 지원예산을 편성, 의정회는 서울시 지원을 계속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대법원은 서울시의 의정회에 대한 예산 지원은 위법이라는 판결을 이미 내린 바 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2012년 서울시 의정회 예산 지원과 관련한 정보공개를 청구, 분석한 결과 서울시가 올해 의정회 지원예산으로 1억4934만5000원을 책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지원예산을 항목별로 보면 세미나와 정책포럼·의정회보 발간 등에 6600만원, 인건비와 퇴직적립금 등에 7334만5000원, 공공요금과 소모품비 등에 1000만원이 각각 편성됐다. 서울시는 지난해에도 의정회에 비슷한 규모의 예산을 책정해 모두 1억3731만9000원을 집행했다. 세미나와 정책포럼·의정회보 발간 등에 5470만5000원을 비롯해 인건비·퇴직적립금 등에 7334만5000원, 공공요금·소모품비 등에 926만9000원을 지원했다.
대법원은 2004년 친목모임 성격의 의정회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지원이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행정안전부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2008년 각 지방자치단체들에 의정회 관련 지원 조례를 삭제할 것을 권고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의정회에 인건비·운영비 등 경상비는 제외하고 사업비만 지원한다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을 상정했지만 시의회에서 통과되지 않아 계속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조례를 개정하라는 행안부의 권고도 강제력이 없어 실질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08년 의정회 지원과 관련해 사업비만 지원한다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상정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또 제8대 시의회가 시작된 2010년에도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아직까지 시의회에 계류 중이다.
서울시의회 김명수 운영위원장은 이날 “의정회 지원이 위법이라는 판결 취지를 살펴본 후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조례 개정을 통해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외에 상당수 지방자치단체들도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 의정회 예산을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6개 시·도가 의정회에 지원한 예산은 89억5000여만원에 이른다고 정보공개센터는 밝혔다. 이 중 서울시가 21억원으로 가장 많이 지원했다.
전진한 정보공개센터 사무국장은 “서울시가 10여년 전부터 의정회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사법부의 판단을 무시하고 의정회에 계속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주영·정유진 기자 / moon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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