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의회가 지난해 10월 1박 2일의 체육대회에 3600여만원의 예산을 지출하는 등 ‘호화판’으로 치룬 사실이 확인돼 눈총을 받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경제가 어려워 지면서 서민들이 ‘못살겠다’고 아우성 치던 때다.
정보공개청구 전문단체인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12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강원발전 의원한마음 대재전 행사경비 집행현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강원도 의회는 지난해 10월 1?2일간 원주시에서 ‘제7회 강원발전 의원한마음 대제전’을 개최하면서 총 3572만원의 예산을 지출했다.
1부 전야제와 2부 체육대회로 진행된 이 행사에는 최연희(동해-삼척), 이광재(태백-영월-평창-정선), 황영철(홍천-횡성) 국회의원 등 도출신 국회의원과 최재규 도의장, 이건실 전국시군구의회의장협의회장 등 의원 216명이 참석했다.
이날 열린 체육대회 종목은 축구와 족구, 800m 계주 등 별 다른 준비 없이 즐길 수 있는 수준이었으며 216명에 달하는 참가자들의 숙박비는 각자 부담하기 했지만 고작 축구경기, 족구경기에 춘천시의 올해 시의원 의정비인 3484만원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간 것이다. 이는 또 재작년 체육대회 행사경비로 지출된 2800여만원 보다 27%나 증액한 금액이었다.
도의회 관계자는 “재작년 행사의 경우 개최지인 강릉시에서 천막 등 행사물품을 제공했는데 지난해에는 전부 도의회 예산으로 집행해 비용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난을 맞아 각 지자체들이 대규모 행사를 지양하고 불우이웃 돕기 등에 나서는 추세였음에도 불구하고 연례적인 행사라 그대로 치뤘다는 강원도 의회의 행태에 비난이 들끓고 있다.
정보공개청구를 한 정보공개센터 관계자는 “강원발전과 체육대회간에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온 국민들이 경제 한파로 힘들어하고 있는 2008년에 여느 해보다 더 많은 지출을 했다는 것은 납득하기가 쉽지 않다”고 비판했다.
강원도 춘천시에 사는 이모(여ㆍ27ㆍ회사원)도 “고작 축구경기, 족구경기에 3600만원이나 들다니 의원님들이 차는 축구공은 황금으로 만들었나보다”며 “이런 예산으로 결식아동, 소외계층을 지원하는게 맞지 않는가”고 비판했다.
한편 경제난을 맞아 각 시군이 의정비를 인하하는 상황에서 강원도 의회는 유독 올해 의정비를 7.2% 인상, 행정안전부 지침보다 332만원이 많은 4897만2000원으로 올리기로 한 원안을 고수해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m.com)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