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활동/서교동 칼럼

화천군 환경재앙의 서막, 골프장 건설

opengirok 2009. 2. 18. 10:38

안정호(불도암 주지)

www.booldoahm.com

-골프장리조트 현황-


화천군 간동면 간척리 산 151-18번지 일원에 18홀 규모의 골프장 건립 착공이 시작된다고 한다. 골프장을 비롯한 리조트의 전체면적은 3,129,675㎡(약94만6천여평)이다.

최초 1986년초에 파로호 일대를 화천군 관광단지로 책정하여 고시한 이후, 1990년 5월 28일 에는, 관광사업법 제46조의 규정에 의해 간동면 구만리와 도송리, 방천리 및 파로호 수면일대에 걸쳐 국토이용관리법에 의한 관광휴양지로 지정되면서 3.431㎢ (약100만평)의 구역이 지정된바가 있다.

관광단지 고시가 발표된 직후 당시 일조개발(대표 정차국)이 1992년부터 2001년까지 10개년 계획으로 3단계에 걸친 개발을 약 5천2백억의 순수민자사업비 만으로 추진하겠다며 뛰어들어 왔었다. 최초 관광단지 개발사업은 스키장과 콘도휴양시설 그리고 파로호 수계를 이용한 레져 시설로서 방향을 잡아 추진되었던 사업이다.

그러나,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채 세월만 흘러가다가 현재의 (주)강원스키리조트로 사업주체가 변경되어 마침내 골프장 공사부터 시작하게된 것이다.



현재 추진되는 사업의 소요예산은 약4,700억 정도이며, 전액 민자 유치로 알려져 있다.

골프장지구 958,975㎡(약30만평), 스키장지구 1284770㎡(약40만평), 관광휴양시설지구 885930㎡(약27만평) 모두 3,129,675㎡(약946,727평) 규모의 거대한 지역이다.

세계경제의 글러벌 침체와 위기 속에서 우리의 경제현실에 비추어 실로 엄청난 자본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 사업이 과연 지역 주민들의 안정과 발전을 가져올 희망의 미래를 열어줄 수 있는 것이냐 하는 문제 있어서 나는 회의적이다.

사업의 규모만큼이나 이 사업이 착공되는 시점부터 가져올 환경적 물적 인적 피해의 파장규모가 우려되지 않을 수 없거니와 경제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 비추어 개발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지역 일대의 훼손과 오염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엄청난 상황이 초래될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관광개발이 되어야한다 -



약 1백만평의 천혜의 산림과 계곡을 파헤치고 인근에 막대한 환경오염과 위화감을 유발하는 대규모 골프장리조트를 추진해서 얻어지는 것은 무엇인지, 누가 수혜자이며, 이 사업을 통해 발생되는 피해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하는 문제는 반드시 짚고 확인해보아야 한다.

거대 자본가에 의해 사유화된 골프장 리조트사업은, 지역 주민들의 참여와 권리는 철저하게 배제되어 설사 차질 없이 90만평의 타운이 모두 완공된다 하더라도, 지역주민들에게는 아무런 이익도 희망도 없는 남의 집 잔치구경에 불과할 따름이라는 것이다.

이곳 농촌지역의 경제적 수준에 견주어 본다면, 골프장 시설을 비롯한 콘도운영 단지는 유유자적 어울려 노는 부유층의 찬란한 성역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농토를 운명처럼 지켜오면서 하루 약5~6만원의 일당으로 농토를 일구고 작물을 관리하느라 등골이 휘고 뼈마디가 불거지는 농업인들과 주민들에게는, 설사 골프장이 성황리에 운영되어 엄청난 부를 창출한다 하더라도 지역과는 상관없는 부자들의 잔치일 뿐이고 오히려 상대적으로 더욱 암울하게 다가오는 박탈감과 소외감이 깊어져 갈 것이다.

파로호 일대를 관광단지로 지정한 이유가 몇몇 일부 거대 자본가들의 투자 사업을 유도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관광지 지정과 관리 유지를 통해 일대의 자연환경 보존을 효과적으로 유지하고,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농촌의 안정된 소득향상에도 기여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이다. 그러나, 전국의 골프장 리조트 사업장을 살펴보아도 고유한 산림과 계곡이 유지된 골프장이 어느 곳에도 없다.

골프장리조트를 운영하는 사업주들은 한해 수십 수백억의 운영이익을 챙기는 반면에, 그 사업주가 획득하는 부와 이익의 단 5%라도 인근 주민들의 복지사업비로 할당하여 희사하면서 공생관계하며 살아간다는 곳은 찾아 볼 수 없으며, 지역주민들이 골프장 관리운영의 주체로 동참하여 활동하는 사례도 대한민국 그 어느 골프장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관광지 개발의 최대 수혜자는 지역 주민들이어야 한다.

그러나, 개발예정지를 팔고 이미 떠나버린 사람들과 향후 소외와 위화감 속에 이 지역을 지켜야 하고 또 떠나야 하는 지역의 원주민들에게는 수천억의 돈벼락 관광지개발은 축복과 희망의 지역발전이 아닌 공동체의 위기와 좌절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결국 원주민은 떠나가고 그 빈자리를 차고 들어오는 외부인들은 오직 투자이익에 대한 탐욕을 성취하기 위해 급속한 도시화를 추진할 것이고, 지역의 농촌은 순박한 농부들의 삶의 현장으로서 핍박한 도시문화의 휴식과 완충역할의 순기능도 기대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파로호 환경재앙의 위기-



파로호 일대가 최초 관광단지로 지정되던 당시, 파로호 관광지 개발사업을 주도하던 일조개발(대표 정차복)이 추진하던 사업개발 계획 속에는 스키장과 콘도 파로호수계를 이용한 레져사업 등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당시에는 골프장이 아닌 관계로 환경오염에 대한 지역의 큰 우려와 반발이 일어나지 않았었다. 이후 일체의 사업권한이 현재의 개발회사에 변경된 직후부터 골프장건립을 사업의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했다는 것이 가장 의구심이 이는 부분이다.

골프장 건립과 운영전반에 발생하는 산림파괴와 환경오염의 문제점들은 이미 세상이 널리 아는 사실이다. 이곳 파로호 일대는 한강의 최상류 원천샘 역할을 하는 곳이고, 상수도보호구역이며, 민통선과 연계해 있어 개발이 극히 제한된 지역이 분명하며, 산림과 골짜기 호수가 천혜의 자연환경을 이루면서 희귀 보호 동식물이 가득한 지역인데도 어떻게 골프장과 같은 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환경영향평가의 허가가 가능했었는지 절차의 공정성을 재검토 해보아야 할 것이다.

나는 이 사업의 전체적인 그림을 깊은 관심속에 살펴보면서 지역 활성화를 이룰 발전에 대한 희망과 기대 보다는 간척지역의 환경재앙과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발생되는 지역의 혼란이 더욱 큰 문제점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유기농천국의 한복판에 골프장이 주인행세-

오늘의 화천군 자치단체는 ‘유기농천국’을 표방하면서 친환경농업 육성에 농업 지원사업을 집중하고 있다. 인간과 자연생태계가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그 삶을 보장하는 공존의 농업 형태을 유기농이라 하건데, 일백만평에 달하는 거대 규모의 골프장 리조트는 그 생태농업과는 전혀 대치되고 상반되는 개념의 사업이 아닐 수 없는데, 인근의 농토 상당한 규모가 오염된 농작물을 생산할 수 밖에 없다는 그 이율배반적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인가.

현재의 자치단체장은 농민들 앞에서 얼마나 열심히 경쟁력있는 친환경농업만이 우리가 살아나갈 길이라고 강조해서 말해왔던가. 청정한 화천의 이미지를 관광 상품의 주제로 하여 농산물과 관광자원을 개발해야 한다고 역설해오던 그간의 주장과는 상반되게 천혜의 자연환경이 주는 청정이미지와 극명하게 대치되는 환경오염의 대명사인 골프장 유치와 허가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은 또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지 난감해질 뿐이다.

실제 타 골프장의 경우를 예를 한가지만 들어 보더라도, 18홀 골프장의 경우 매월 약 2만~3만톤 가량의 지하수를 생활용수로 소비해야 하고, 약 30만평의 잔디밭과 녹지시설에 살포되는 각종 성분의 농약과 비료의 투입은 해마다 그 투입량이 증가되면서 주변의 지하수는 고갈되고 극심한 가뭄피해와 식수오염과 제반환경의 피폐함은 일파만파로 주변을 잠식해가게 될 것이 뻔한 현실이다.

간척 골프장 리조트의 경우 골프장지구에 육박하는 규모의 관광휴양시설지구가 있고, 또 스키장지구도 함께 건립되어 운영되기 때문에 전체 단지에서 소비하게 되는 지하수의 양은 매월 약10만톤에 육박할 것으로 예정할 수 있게 된다.

온갖 환경파괴와 오염으로 인근 지역의 주민들이 겪어야할 고통과 한강 최상류의 원천샘 파로호가 점차 죽음의 호수로 변해가는 미래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하는 점이 나에게는 1차적인 가장 중요한 관심의 초점이 된다.

이 땅은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미래의 후손들도 이어받아 살아가야 하고 지켜가야 할 소중한 유산이다. 그들 역시 풍요로운 자연의 축복된 삶을 누리고 살 자격이 있는 것이고 오늘의 우리에게는 더욱 풍요롭게 지키고 보존하여 전수해주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대지의 뿌리 밑바닥부터 철저하게 유린된 체 인위적으로 건립된 대규모 시설, 요란하고 찬란하게 운영되는 골프장과 리조트 시설에서 소비하는 엄청난 규모의 생활용수와 오염배출의 문제점 등은 이미 여타 지역에서도 지적되어 왔고,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지역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골프장리조트사업은 화천의 가장 추악한 건설공사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간척의 골프장리조트사업은 즉각 중단, 폐지되어야 하고, 이 사업의 착공이 가능하기까지의 각종 허가사항에 대한 적정성과 사업의 타당성을 재조사해야 한다. 그리고, 파괴적인 리조트관광 개발이 아닌 천혜의 산림과 자원을 보호하면서 지역주민들이 주도하여 관리 운영하는 국민관광 휴양지로서의 개발사업이 추진되어져야 한다.

나는 앞으로 이번 골프장리조트사업의 추진과정과 허가배경에 관계된 갖가지 사안들의 타당성 여부를 들추어내고 짚어볼 예정이다. 골프장건설과 관련하여 여타 지역에서 발생되고 있는 각종 피해사례와 문제점들을 빠짐없이 지적하고 제시하여 현재 진행 중인 골프장공사가 더 이상의 산림을 파괴하기 전에 조속히 중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