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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참신성·개선여지·발굴노력 ‘3대 잣대’

opengirok 2010. 1. 26. 09:39

난상토론 거듭된 심사
현장취재·3차례 투표
응모작 중 옥석 가려


<한겨레> 정보공개청구 캠페인의 응모작에 대한 심사과정은 어느 하나 수월한 구석이 없었다. 심사위원 난상 토론에 이어 기자들의 ‘현장 취재’가 진행됐고, 결국 3차례에 걸친 심사위원 투표 끝에 수상작이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참신성 △제도 개선 가능성 △정보 발굴을 위한 노력 등을 심사기준으로 삼았다. 해묵은 소재라도 참신하게 접근한 응모작이 높은 점수를 받았고, 정보공개청구를 통한 문제제기로 제도 개선이 가능한지 여부에 가중치를 뒀다.

대상을 차지한 고영국씨의 ‘서울·경기 지역 고시원 현황’은 참신성, 제도 개선 가능성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그동안 어느 정도 다뤄진 주제지만, 지방자치단체별 통계자료를 이용해 이 문제를 파고든 적은 없었다. ‘도시빈민의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고시원의 현실을 재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영양풍력발전단지 허가내역’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한 이승기씨는 ‘친환경 발전시설인 풍력발전이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역설적 상황을 지적했다. 시민단체 회원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지자체를 상대로 소송까지 제기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서울시 25개 구의 커피전문점 현황을 밝혀낸 서지홍씨는 참신성이 빛났다. 일상적 관심이 정보공개청구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서울 강남·서초구 등에 수백 개씩 집중 분포돼 있는 커피전문점들이 중랑·도봉구에는 거의 없다는 청구 결과는 우리 사회의 ‘커피격차’(coffee divide)를 보여주는 듯 했다.

이밖에 수상하지 못한 많은 응모자들의 수고와 노력에 감사를 전한다. 다만, 얻고자 하는 정보가 이미 공개된 것인지, 관련 법령은 어떤지 등을 미리 살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부 응모작들은 흥미로운 통계 수치를 제시했으나 자료의 완성도가 떨어졌다.

정보공개는 1차적으로 알권리 실현을 위한 것이지만,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는 ‘무기’도 된다. 내가 먹는 고기의 원산지, 우리 아이들의 급식 상황, 혈세가 들어가는 지자체 예산 등을 우리들의 힘으로 공개해낼 때, 세상은 좀 더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다. 이번 캠페인이 계기가 돼 더 많은 사람들이 정보공개 청구에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유승 중앙대 교수(문헌정보학)

* 심사위원 명단: 김유승(중앙대 교수·‘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이사), 성창재(변호사), 전규찬(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 정재권(<한겨레> 사회부문 편집장), 안창현(″ 24시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