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정보공개센터/언론보도

[경향신문] 너무 먼 ‘공정 사회’… 최저임금 떼먹고도 업주가 웃는 나라

ㆍ차액만 주면 ‘없던 일’… 1만5천건 적발해 6건 처벌
ㆍ정부 “시정 잘 된다” 뒷짐

지난 2월 경기 부천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재수생 조모씨(21)는 6개월 동안 낮에는 시급 2800원, 밤에는 3300원을 받고 일했다. 올해 최저임금 기준은 시간당 4110원. 뒤늦게 최저임금제를 알게 된 조씨는 지점장에게 차액 지급을 요구했지만 지점장은 “한여름 에어컨 잘 나오는 데서 일하게 해줬으면 됐지 무슨 돈타령이냐”며 거절했다. 

대신 이따금 1만~2만원을 조씨 손에 쥐여주며 “이걸로 용돈이나 보태고 월급 문제는 나중에 얘기하자”고 달랬다. 조씨는 6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에 지점장을 고발했다.

이날 트위터에는 “최저임금 위반 사실을 알고 있지만 차마 고발하지 못한다”는 자조섞인 글도 올라왔다. 아이디 @choe63은 “딸이 대학 2학년인데 커피숍에서 시급 3500원을 받고 아르바이트한다. 사장에게 말하면 ‘너 말고도 이런 알바 원하는 사람 널려 있다’며 바로 해고하기 때문에 약자 입장에서는 말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이 글은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공감하는 글까지 보태져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왜 업주들은 쥐꼬리만 한 최저임금마저 쉽게 떼먹는 걸까. 처벌이 ‘솜방망이’이기 때문이다. 최저임금법 제28조는 ‘최저임금 미지급 등에 대해 3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 이를 병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형사처벌을 받는 업주는 거의 없다. 최저임금을 주지 않아 노동청에 적발되더라도 ‘차액’만 지급하면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다. ‘떼먹은 돈 돌려주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피해자들은 억울해하지만, 다른 일을 뒤로 미루고 얼마 안되는 돈 받으러 다니기는 힘들다.

이 때문에 최저임금 위반 업체는 2007년 4072곳에서 2008년 9965곳, 2009년 1만4896곳으로 매년 늘어났다. 올해 들어선 증가 추세가 주춤해 5월 말까지 위반 업체는 1948곳이다. 형사처벌 건수는 2007년 8건, 2008년 8건, 2009년 6건에 불과했다. 올해 들어선 처벌받은 업체가 전무하다.

고용노동부의 태도도 문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업주가 사법처리를 받게 되면 절차만 복잡해지고 정작 노동자는 권리 구제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 “노동자가 차액을 받는 걸 우선으로 하고 사법처리는 다음 수단으로 생각한다. 시정조치가 비교적 잘 이뤄져 사법처리까지 갈 일은 적다”고 말했다. 당국은 “주지 않은 만큼 지급하라”는 시정조치를 1~2회 부과한 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에만 검찰에 사법처리를 요청하고 있다.

시민단체의 생각은 다르다. 아산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의 우삼열 소장은 “돈 받아주는 게 노동부의 역할이냐”면서 “최저임금제는 하나의 사회안전망인 만큼, 처벌조항을 엄격하게 적용해 이를 지키지 않는 업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의 전진한 사무국장은 “현행대로라면 사업주가 최저임금법 위반을 반복하다 적발되더라도 그때그때 차액만 지급하면 처벌받지 않는다”며 “최저임금법을 따르지 않도록 정부가 동기부여를 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김재윤 민주당 의원은 최저임금법 위반 업체의 명단을 공개하도록 하는 최저임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6월 말 국회에 발의한 상태다.

 정영선 기자 sion@kyunghyang.com
You logged-in!
비밀글
Na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