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활동/서교동 칼럼

'열린정부' 개명(改名) 유감

opengirok 2009. 2. 6. 11:09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조영삼 이사


정부에서 운영하는 행정정보시스템은 각각 이름이 있다.

나라장터, 홈텍스, e나라지표, e하나로민원, WeTax(인터넷지방세납부), KOSIS(국가통계포털), 배움나라(온라인정보화교육)같은 것들이 대국민서비스를 위한 것들이고, e-사람(my PPSS), NEIS, 디브레인 등이 공공기관의 행정정보시스템들이다. ‘열린정부’ (http://www.open.go.kr) 도 그 중 하나다.

‘열린정부’는 정책연구정보를 제공하는 ‘프리즘'(
http://www.prism.go.kr), 공공기관의 경영정보를 제공하는 ‘알리오(http://www.alio.go.kr),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내고장살림 (http://www.laiis.go.kr), 지방공기업의 경영정보를 제공하는 ‘클린아이(http://www.cleaneye.go.kr) 등과 함께 정보공개와 관련한 가장 알려진 시스템이다.



그런데 그 이름이 언젠가부터 그냥 ‘정보공개시스템’으로 바뀌었다.

특별한 예고없이 바뀌었으며, 그 이유도 공지된 바 없기 때문에 개명(改名)의 깊은 뜻을 알 수는 없고, 대세에 큰 지장이 없으므로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정보공개에 깊은 관심과 애정이 있는 사람으로서 가슴 한 켠의 불편한 심정을 숨길 수가 없다.


<개명 전 '열린정부' 메인화면>

<개명 후 '정보공개시스템' 메인화면>


현재의 정보공개시스템이 ‘열린정부’라는 이름으로 개통한 것은 2006년 4월이었다. 기존의 정보공개시스템보다 업그레이드된 것이었고, 수시로 리뉴얼하여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말 그대로 ‘열린정부’의 역할을 수행했다. 정보공개를 실질적으로 활성화하는데 크게 기여를 하고 있다는 행정안전부의 자평이 그냥 허언은 아니다. 온라인을 통한 청구비율은 2005년 34%, 2006년 40%, 2007년 52%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열린정부’는 정보검색, 제공정보 열람 등의 기능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라 정보목록 자동 연계기관을 확대하고 정보공개청구 및 관리기능 강화를 위한 시스템 2차 고도화 사업을 2007년도 3월에, 이후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 강화를 위해 2007년 9월부터 시스템 3차 고도화 사업을 추진하였다. 3차 사업은 정보목록 자동연계기관을 345개로 확대하고, 정부업무관리시스템 및 기록관리시스템과의 연계체계 마련, 수요자별 통합검색서비스 기능 강화 등 사용자 편의성을 대폭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추진되었다.(『정보공개연차보고서』2007년판>, 행정안전부)


앞에서 말했듯이 ‘열린정부’라는 시스템 이름이 ‘정보공개시스템’으로 바뀐다고 대세(즉, 알권리 침해)에 지장이 생기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가치 지향의 문제이다.


정보공개는 참여·공유·개방이라는 웹2.0의 가치에 가장 걸 맞는 공공기관의 행정행위이다. 그러나 그냥 행정행위는 아니다. 우리는 정보공개라고 하지만 원래는 ‘정보자유(freedom of information)’라고 해야 의미와 취지에 가깝다. 기본적으로 기록정보는 국민의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보공개법은 공무원의 의무를 규정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내가 이번 개명을 추진한 사람들의 마음 속에 들어가 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행정행위에 국한하거나 그렇게 하고 싶은 생각을 반영한 것이 아닌가 싶다. 아니면 'Anything but Roh' 차원에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