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활동/이화동 칼럼 534

[공개사유] 변호사시험 석차 공개, 능력주의 과잉은 아닌가

정보공개센터 강성국 활동가 정보의 흐름을 관찰하는 입장에서, 종종 공공기관들이 강경하던 태도를 바꿔 기존에 공개하지 않던 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할 때가 있다. 그리고 이런 변화가 곧 그 정보가 담지하고 있는 어떤 내밀한 가치를 사회가 욕망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될 때가 있다. 지난 9월 24일 법무부는 변호사시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 했는데 아마도 이 개정안이 그 최신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기존 법률에서 변호사시험의 합격자가 해당 변호사시험의 5년 내에 한해서 본인의 성적을 공개 청구할 수 있었는데 비해 개정 후에는 성적뿐 아니라 및 석차(총득점에 대한 순위)까지 공개 청구할 경우 이를 공개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사실 이번 개정이 아무 이..

한국에서도 '알 권리의 날' 만들면 어떨까요?

정보공개센터 김예찬 활동가가 은평시민신문에 연재 중인 정보공개 칼럼입니다.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인프라와 문화 구축 중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은 9월 22일,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입니다. 보통 연휴의 끝에는 출근의 비애가 묻어나기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좀 마음이 가볍네요. 대체휴일제 확대로 10월 초에 연달아 3일 연휴가 생겼으니까요. 10월 1일 국군의 날, 10월 3일 개천절, 10월 9일 한글날 등 10월 초에는 기념일이 몰려있는 느낌이 듭니다. 덕분에 쉴 수 있으니 기분이 좋기도 한데요, 오늘은 10월로 넘어가기 직전인 ‘9월 28일’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9월 28일이 무슨 날인지 아시는 분은 별로 없을 듯 합니다. 답부터 이야기하자면 바로 ‘국제 알권리의 날’입니다. 시판되..

[공개사유] 먹칠 뒤에 숨어있는 권력

정보공개센터가 민중의소리에 연재하는 '공개사유' 칼럼입니다. 먹칠 뒤에 숨어있는 권력 정진임 정보공개센터 소장 종이 뭉치 하나를 받기까지 수년이 걸렸다. 하지만 그렇게 받은 종이에는 글자보다 검은 먹칠이 더 많다. 작업공정에서 화학물질에 노출되어 병을 얻은 산재 노동자들과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은 삼성반도체 노동자들의 일하다 얻은 병이 직업병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정보공개소송을 했다. 병과 싸우기도 바쁜 때에 노동자가 기업도 아닌 정부와 왜 싸워야 하나 싶지만, 이것이 기업 하기 좋은 나라에서 살아가는 노동자의 현실이다. 현행법상 일을 하다 질병을 얻은 경우, 그 이유를 기업이 아닌 노동자가 입증해야 한다. 반도체 노동자의 경우 작업의 어떤 공정에서 어떤 화학..

[공개사유] 반복되는 비공개, 공공기관에 페널티를 허하라

정보공개센터는 민중의소리에 '공개사유'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비공개, 공공기관에 페널티를 허하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조민지 사무국장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 23년이 지난 지금. 정보공개청구 건수는 1998년 2만 6천건에서 2019년 106만 5천건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공개율은 무려 95%에 달한다.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운영의 투명성과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를 보장할 목적으로 시행된 정보공개법은 분명 양적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정보공개청구를 몇 번이라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공공기관의 막무가내식 비공개와 폐쇄적인 태도 때문에 정보공개제도의 유명무실함을 실감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정보공개제도는 공공기관의 ..

A기관은 공개하는 자료 B기관은 비공개, 일관성 있는 정보공개 기준 필요

정보공개센터 김예찬 활동가가 은평시민신문에 연재 중인 정보공개 칼럼입니다. 여러 공공기관에 동일한 내용을 정보공개 청구할 때가 있습니다. 이를 '다중 청구'라고 하는데요, 정보공개포털을 활용하여 온라인으로 정보공개 청구를 하면 쉽게 다중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 지역 25개 자치구에 민원 접수 현황에 대해 정보공개 청구하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어느 자치구에서 가장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지, 내가 거주하는 지역은 다른 구에 비해 민원이 많은 편인지, 적은 편인지 비교 분석해볼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 지역과 다른 지역의 상황을 비교해 문제점을 찾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은평시민신문과 같은 지역언론에서 매우 유용한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때가 있습니..

산업재해 피해자와 작업환경측정 보고서

정보공개센터 김예찬 활동가의 은평시민신문 정보공개 칼럼입니다.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라는 게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일하는 작업장에서 건강에 유해할 수 있는 화학물질, 소음, 고열, 각종 분진 등이 있는 경우, 이 유해물질의 농도가 어떠한지, 작업장에서 일하는 동안 건강장해가 생길 수 있는지 등을 평가하는 보고서입니다. 일하다가 질병에 걸렸는데, 이 병이 유해물질에 노출되어서 생긴 산업재해임을 증명하기 위해선 자신이 어떤 물질에 얼마나 노출되었는지 입증해야 합니다.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작업환경과 질병 사이의 관계를 입증하기 까다롭기 때문에 이런 데이터가 들어 있는 작업환경측정 보고서를 확보하는 게 중요합니다. 따라서 삼성전자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일하다가 희귀질환이 생긴 산업재해 피해자들은 작업환..

이재용 가석방? 사라진 회의록부터 공개해야

뇌물공여 및 횡령 등의 범죄로 서울구치소에서 복역중인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광복절 가석방 예비심사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이재용에 대한 광복절 가석방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용은 2017년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을 탄핵하게 한 국정농단 사건의 주요 공범이며, 자신의 경영권 승계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박근혜 측에 86억 원의 뇌물을 공여한 바 있다. 때문에 이재용의 사면이나 가석방은 국정농단과 촛불시위를 둘러싼 상징으로 읽힐 수밖에 없고, 정치적인 영향력이 매우 큰 결정이다. 이에 1055개 시민사회단체들은 특정경제범죄법상 취업제한 대상임에도 아직까지 삼성전자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이재용의 행태를 비판하는 한편, 재벌의 중대한 경제 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세우겠다던 문재인 정부에게 ..

[공개사유] 공공서비스, 불필요한 본인인증은 차별이다

정보공개센터 김조은 활동가 2021년 6월 23일부터 정보공개 제도에는 주요한 변화가 하나 생겼다. 그동안 공공기관에 정보공개 청구를 할 때마다 제출해야 했던 청구인의 주민번호를 더 이상 기재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앞으로 정보공개청구를 할 때는, 주민번호가 아닌 생년월일 정보를 기입하면 된다. 시민사회는 오래전부터 의무적으로 주민번호를 쓰라는 것은 개인들의 민감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하는 것일뿐더러, 개인정보 유출의 우려를 키운다는 점을 지적해왔기에, 이번 개정은 매우 소중하고 반가운 변화다(이미 2015년 개인정보위원회에서 이 같은 주민번호 수집이 불필요한 절차임을 의결한 바 있음에도 불구하고 6년 만에 개정이 이뤄진 것은 안타까운 속도긴 하지만 말이다). 새로운 제도가 시행된 이후, 기대되는 마음으로 ..

“정보공개 비공개 처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보공개센터의 주요한 업무 중 하나는 상담입니다. 매일 여기저기서 정보공개 청구와 관련한 문의 연락이 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흔하게 받는 질문은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가 비공개 통지를 받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가장 흔하지만, 바로 답하기 가장 어려운 질문이기도 합니다. 정보공개법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모든 정보는 기본적으로 공개 대상이고, 공공기관은 이를 적극적으로 공개해야 할 의무를 지닙니다. 이렇게 공개가 원칙이지만, 정보공개법 제9조에서 비공개 조항을 마련해 예외적으로 비공개 대상인 경우를 열거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허용하되, 일부 규제 대상을 지정하는 네거티브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법으로 금지된 것이 아니면 모두 공개”하는 네거티브 방식이 “법으로..

[공개사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통해 사망사고 기업 정보공개 강화해야

정보공개센터가 매 달 민중의소리에 연재하고 있는 공개사유 칼럼입니다. 매일 노동자가 죽는다. 6월 1일 오전 8시, 울산광역시 울주군 소재 사업장에서 청소 작업하던 노동자가 경사로에서 떨어져 죽었다. 같은 날 오후 1시 44분, 충청남도 논산시의 개축 공사 현장에서 보강토 붕괴로 1명이 죽고 1명이 크게 다쳤다. 바로 다음 날인 6월 2일 오전 9시, 경상북도 고령군의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경사지에서 후진하던 차량에 깔려 1명이 죽었다. 이 글을 쓰는 오늘 아침인 6월 3일 오전 7시 반, 경기도 평택시의 건설현장에서 지게차에 부딪혀 깔린 노동자가 사망했다. 이렇게 일하다 죽은 노동자들의 소식을 알 수 있는 것은 안전보건공단 홈페이지에 사망사고 속보가 올라오기 때문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제54조에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