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텁지근한 여름날이었습니다. 여느때처럼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저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졌습니다. 지하철 역사 전부가 서울시 홍보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기둥엔 ‘2010 세계디자인서울’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가 둘러쳐져 있었고, 스크린도어에는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알리는 가로 4m, 세로 2.2m짜리 엘이디(LED) 광고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옆 스크린도어에는 ‘여자가 행복한 서울’ 프로젝트를 알리며 눈물짓는 여성의 모습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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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지하철 광고에는 두 가지 부작용이 있습니다. 우선 일방적 홍보에 그친다는 점입니다.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는 여러 장단점이 있고 시민적 합의가 채 이뤄지지 않았지만, 일방적인 홍보 탓에 정책에 대한 차분한 점검이 소홀해집니다. 또 계속되는 광고로 인한 시민들의 피로감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서울시가 얼마나 많은 광고를 대중교통수단에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이미 김유정 민주당 의원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관련 자료를 서울시에 요청했지만, 서울시는 “자료가 너무 많다”, “담당자가 바뀌었다” 등의 이유를 대며 자료를 내놓지 않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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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일과를 마친 시민들이 지친 몸을 싣는 지하철에 ‘광고’ 말고 즐거운 볼거리와 읽을거리를 비치할 수는 없을까요? 혹은 시민의 눈을 편히 쉬게 해주는 다른 환경적 요소를 만드는 데 좀더 신경을 쓸 수는 없을까요? 지하철은 서울시장이 그렇게 강조하는 ‘도시의 대표 디자인’이니까요.
변화를 만들어내려면 현황을 알아야 합니다. 지금 지하철에 어떤 광고들이 얼마나 실리는지 안다면 개선점도 더 쉽게 머리에 들어오겠죠. 그래서 정보공개를 청구했습니다. 서울 지하철 광고, 어떤 광고가 얼마나 실리고 있나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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