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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학자금대출 연체액만 2천억넘어!

opengirok 2010. 3. 19. 10:57

20대는 고달프다.

대학을 졸업해도, 오라는 직장이 없다. 차마 부모님께 손을 벌릴 수는 없어 아르바이트라도 해보지만 시급 몇 천 원 짜리 알바로 생활이 가능할리 없다. 이 돈으로는 대학 졸업을 위해 받은 학자금 대출금 갚기에도 빠듯하기 때문이다.
희망과 패기, 푸르름으로 가득할 줄 알았던 청춘의 현실은 높기만 한 사회의 벽과 노~란 하늘뿐이다.

등록금 천만원 시대. 세상에 널린 게 대학이고 흔한 게 대학생이라지만~ 그마저도 돈 없으면 다니지도 못하는 ‘더러운 세상’인 대한민국. 평범한 서민가정에서 대졸자 꼬리표를 달기 위해서는 학자금대출이 거의 필수코스처럼 되어버렸다.

사진출처 : 뉴시스



이에 정부에서는 돈이 없어 대학에 다니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부담을 덜어준다는 명분으로 2005년부터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을 시행하고 있다. 대학졸업하고 취직해서 등록금 갚으라는 취지다.

장기화된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학자금 대출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수는 늘어났다. 해마다 올라가는 등록금으로 대출금 또한 불어났다.

실제로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에서 공표하고 있는 전국대학의 학자금대출현황을 살펴보면 2008년 전체 대학생 중 학자금대출을 받은 학생의 비율이 14%였던 것에서 올해는 19%로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청년실업율은 갈수록 높아져만 간다. 2009년 10월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실업자(88만 9000명) 가운데서도 청년층 실업자(34만 7000명)의 비율이 39%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실정이니 대학 졸업 후 학자금대출을 갚는 것은 꿈같은 얘기다.

또한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교육과학기술부에 정보공개청구로 받은 결과를 보면 2005년~2009년까지 학자금대출 연체액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5년과 2009년의 연체 금액을 비교해보면 무려 22배가 늘어난 수치이다. 연체율 또한 지난해 3.3%로 2005년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정부보증학자금대출 연체현황>

연도

건수 (건)

금액 (억원)

비율 (%)

2005

3,780

105

2.01

2006

21,984

657

3.06

2007

41,455

1,266

2.96

2008

56,456

1,759

2.65

2009

74,133

2,394

3.3

* 출처 : 교육과학기술부 공개자료

많은 젊은이들이 사회생활을 시작도 해보기 전에 빚쟁이 신세가 되어가고 있다. 직장인 전세대출보다도 높은 고금리에 청년백수들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학자금대출 연체가 지속되면 결국 신용불량자로까지 전락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벌써 많은 이들이 이미 불량의 낙인이 찍혀있는지도 모르겠다. 청년 신용불량자를 의미한다는 “청년실신” 이라는 말이 어렵지 않게 들리는 것을 보면 말이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위정자들은 ‘반값 등록금’과 ‘청년실업 해소’를 공약으로 내건다. 하지만 결국에 국민에게 돌아오는 것은 허탈한 공약(空約)일 뿐이다.
어느샌가 학자금대출은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꿈을 실현해주는 날개가 아닌, 고금리 족쇄가 되어버린 것 같다.

몇 달 전, 이명박 대통령은 ‘학비로 허덕이는 대학생들의 고통과 눈물’ 이라는 글을 보낸 한 대학생에게 “학생의 설움을 글로 읽으면서 오래전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모두들 자고 있는 이른 새벽 청소 리어카를 끌었던, 제 젊은 시절이 생각났다”면서 “교육을 통해 가난의 대를 끊을 수 있다. 또한 돈이 없어 공부 못하는 학생이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대답했다.

이런~ 우리 대통령님.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시나보다.
학자금대출 덕분에 요즘 세상에 돈 없어 공부 못하는 학생은 없어도, 대출 고금리에 빚쟁이 예약한 학생은 많은걸 말이다.

사실, 문제의 본질은 턱없이 비싼 등록금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책은 당연히 등록금 인하다.

정부는 학자금대출을 제도를 확대하기 전에 등록금의 현실화부터 고민하기 바란다.


** 전국 대학 학자금대출 현황 자료를 첨부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