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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이승휘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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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국무총리실은 '규제 개혁' 차원에서 '기록연구사의 자격기준 완화' '기록관리 절차의 간소화'라는 명분으로 기록물 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한다고 한다. 현 시행령에는 기록연구사의 자격을 '기록관리학 석사학위 이상의 소지자'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시행령 제정 후 전국적으로 20여개의 대학에 대학원 과정이 신설되어, 배출된 인원만도 400~500명에 이르며, 현재 100명 이상이 대학원에 재학하고 있다. 자신이 만든 법령으로 많은 이해관계자를 만들어 냈는데, 이들의 의견을 듣지 않은 채 개정을 추진하다니 참으로 무책임하다.

개정의 방향은 현 정부의 '선진화정책'에 반기를 드는 담대함도 느껴진다. 국가기록원은 현 정부의 국정방향에 조응하여 '생산단계부터 철저한 기록관리체계의 마련', '국가기록관리 전문인력 양성 및 전문성 강화로 인적 인프라 구축' 등을 목표로 정하였다. 그러나 자격요건의 완화는 전문성 강화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며, 절차의 간소화는, '생산단계부터 철저한 기록관리'를 무력화시키는 셈이다. 또 2006년 행자부(현 행안부)는 교육부(현 교과부)에 기록관리학 대학원과정을 많이 신설해줄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교과부는 전문대학원까지 설립해주었다. 그런데 교과부와 상의도 없이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문제는 있는 것인가. 정부수립 이후 2005년까지 60여년 동안 국가기록원이 행정부처로부터 이관 받은 기록물의 양은 125만권인 반면, 기록연구사가 배치된 후 2008년까지 3년 동안 73만권을 이관 받았다. 대통령기록물의 경우는 60여년간 22만권이던 것이, 무려 200만권을 이관 받았다. 한국의 행정 역사상 보기드문 성과는 바로 기록연구사의 노력 덕분일 것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규제완화를 위해 개정하겠다는 것인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규제완화인가. 개정 배경에는, 기존 행정공무원을 기록연구사로 전직시키기 위해 자격완화가 필요하다는 행정관료들의 요구가 있었다고 한다. 개정의 핵심은 행정관료의 '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함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런 상황은 국가의 기록관리를 총괄하는 국가기록원에서도 발생했다. 얼마 전 팀장을 과장으로 바꾼다는 명분 아래 전문직 출신의 팀장을 모두 강등시키고 과장의 대부분을 행정안전부의 행정관료들이 독차지해버렸다.

국가의 기록관리는 단순한 행정사무가 아니라 국가의 기본틀이다. 이 기본틀이 단순히 '행정관료의 편익'을 위해 규제개혁이라는 명분으로 뒤틀어진다면 역사적 과오를 저지르는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을 물려받고, 승정원일기를 물려받은 우리는 후세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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