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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캠페인] 내가 나라의 주인... 작은 궁금증도 주저마세요

opengirok 2010. 11. 8. 11:05
작년 우수상 ‘커피전문점 현황 청구’ 서지홍씨
“보도되지 않은 사회 이면 밝혀…생활의 발견”


특허청 정보 관리·공개하는 하종희 연구관
“공공기관 신뢰 높여…공무원들, 청구 도와야”



[시민의 눈으로 정보공개청구]


“궁금하니까 알아야겠습니다. 시민으로서 당연히 볼 수 있는 자료 아닌가요?”

서지홍(25·중앙대 행정학4)씨는 정보공개 청구 서류를 접수한 기관의 공무원이 ‘왜 이 정보를 알려고 하느냐’고 물으면 이제 주저 없이 이렇게 말하게 됐다. 서씨는 지난해 <한겨레>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진행한 정보공개 캠페인에서 ‘서울시 25개구의 커피전문점 현황’을 파악한 자료로 우수상을 받았다.

행정학을 전공하는 서씨는 지난해 ‘언론정보공개론’이란 수업을 들으며 정보공개 청구 제도를 처음 접했다. 흔히 지나치는 커피전문점도 강남과 강북 사이에 격차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서울시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지아이에스(GIS·지리정보시스템)를 활용해 서울의 커피전문점 지도를 그렸다. 강남·서초구 등에 수백개씩 있는 유명 커피전문점들이 중랑·도봉구에는 거의 없다는, 이른바 ‘커피 격차’(coffee divide)를 보여주는 자료를 만들었다. 서씨는 “막연하게 생각했던 대목이 수치로 나오는 걸 보며 짜릿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 뒤로 서씨는 궁금한 게 생길 때마다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 이를 통해 서울시 이·미용업 현황, 전당포 현황, 수도권 가스배출량 통계, 햄버거 가게 현황 등을 틈틈이 수집했다. 서씨는 “나에게 정보공개 청구는 ‘생활의 발견’”이라고 표현했다. 크고 추상적인 주제보다, 평소 자주 접하는 소재나 대상들에서도 의미 있는 정보나 통계를 뽑아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서씨는 “정보공개 청구를 알게 된 뒤부터 언론 매체가 보여주지 않는 사회의 단면을 새로 볼 수 있게 됐다”며 “궁금한 게 있으면 일단 정보공개 청구를 하면 된다”고 권했다.

서씨에게 정보공개 청구가 ‘생활의 발견’이라면, 하종희(40) 특허청 연구관에게는 ‘기본과 원칙’이다. 하 연구관은 특허청의 기록정보를 관리하고 공개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데, 꼼꼼하고 성실하게 정보를 취합해 공개하는 공무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국민의 알 권리를 존중하고, 공공기관의 투명성과 신뢰를 보여주는 데 정보공개는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5년간 이 업무를 맡아온 하 연구관은 “소송 때문에, 혹은 개인적인 관심으로 다양한 정보공개 청구를 받는데,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다”며 “인터넷 청구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직접 기관을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권했다.
정보를 공개만 하는 게 아니라 시민들이 청구서를 작성할 때도 공무원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런 태도와 노력 덕분에 그는 정부업무평가 정보공개 부문에서 2008년에 국무총리 기관표창을, 2009년에는 대통령 기관표창을 각각 받기도 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