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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 한미FTA 관련 업무파악 안됐던 첫 외교통상통일위원회

opengirok 2012. 2. 21. 14:47


 

                           지난해 12월 취임한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사진: 뉴스원)


지난 2월 6일에는 제305회 1차 외교통상통일위원회가 열렸습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에 이어 지난해 12월에 취임한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이 처음으로 상임위에서 업무관련 질의를 받은 날이었습니다.

외교통상부는 2월 6일에 열린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록을 홈페이지의 국회관련 정보공개 게시판에 등록했는데요, 회의록을 보면 취임 후 한 달이 넘는 시간동안 한미FTA 주요현안에 대해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다음은 회의 중 김선동 의원과 주고 받은 질의응답의 일부 입니다.


김선동 위원: (미국측의 한미 FTA 이행법안 검증과 관련해)구체적으로 어떤 법률들을 점검하고 있습니까?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이하 박태호): 구체적으로는 저희가 23개 법안을 바꾼 것 있지 않습니까? 그것을 중심으로 하고 있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오늘 말씀드릴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김선동 위원: 그러면 한국 정부가 미국을 상대로 해서 검증하고 있는 내용, 구체적으로 한 번 이야기해 보세요.

박태호: 그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에서도 법을 바꾼 게 있고 그 법을 또......

김선동 위원: 아니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시고.... 이것은 우리 국민들의 알 권리 차원에서 실제로 미국이 바꿔야 될 것을 안 바꾼 게 있으면 구체적으로 국민들한테 보고 차원에서도 이야기를 하셔야 될 것 아닙니까?

박태호: 그것은 저희가 이행 점검이 다 끝나고 나면 총괄적으로 해서 보고를 드릴겁니다.

김선동 위원: 지금 정부는 무엇을 점검하고 있다는 말씀도 못하겠다는 겁니까?

박태호: 그것은 기술적이고 굉장히 법률적인 것도 많고요. 내용이 방대합니다.

(중략)

김선동 위원: 어떻게 하겠다는 거지요? 그 내용을 말씀하시라니까, 지금.

박태호: 그것은 거기서 우려했던 여러 가지 사항들이...

김선동 위원: (서울시의 한미 FTA 피해 현황과 보호대책 협의 위원회 구성 요청에 대해)아니, 피해 현황과 보호 대책을 협의하기 위한 위원회를 서울시와 중앙정부가 공동으로 구성할 것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서 합의를 한 것인지 반대한 것인지...

박태호: 그 상황은 제가 조금 파악을 못했고요. 앞으로 전체적인...

김선동 위원: ... 국회가 비준하기 전까지 한미 FTA 협정문의 조항과 우리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들의 자치법규가 충돌하는 것과 관련해서 전수 조사한 적이 있습니까?

박태호: 이번 한미 FTA 협정에는....

김선동 위원: 아니, 간단하게 말씁하십시오.

박태호: 없습니다. 대상이 아닙니다.

(중략)

김선동 위원: (중소기업·중소상인·재래시장 보호를 위한 유통법, 상생법과 한미 FTA 충돌여부에 대해)지자체 자치법규와 아니, 그러니까 조사를 진행한 바가 있느냐고요?

박태호: 그것은 제가 또 확인을 해 보겠습니다.

(중략)

박태호: (유통법·상생법과 한EU FTA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EU와 협상하겠다는 약속에 대해)그것은 제가 잘 모르고 있는데요.

김선동 위원: 아니, 이것을 보고받지 않았다는 말입니까?

박태호: 그것은...

김선동 위원: 아니, 지금 국회와 국민 앞에서 외교통상부가 약속한 것을 모른다고 말하십니까?

박태호: 그것은 제가 보고를 못 받았습니다.

김선동 위원: EU측과 협상을 하자고 제안한 바가 있습니까?

박태호: 그것에 대해서 하여튼 간에 제가...

 

이후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 FTA에 대해 3월 1일 발효예정이라고 언급하는 한 편, 재협상은 염두하고 있지 않으며 야당의 한미 FTA 폐기 주장에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표명했습니다. 이러한 입장은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그간 한미 FTA에 제기된 우려들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부족한 모습과 함께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이 한미 FTA를 원안대로 추진·발효하고자 함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즉 여론과 야당의 비판을 무시한 채 날치기라도 국회에서 비준되었으니 한미 FTA는 합법적이고 따라서 원안대로 발효되어도 상관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최근 외교통상부와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은 한중 FTA가 협상단계에 임박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은 기존에 체결한 FTA들에 대한 비판이나 효과를 검증하는 절차들도 없이 우후죽순으로 FTA들을 남발하고 있는데요,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은 절대로 정부 업적용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FTA들이 정부 업적용이 아니라면 뭐가 그렇게 급한 것일까요. 투명한 정보공개와 동의할 수 있는 충분한 토론 후에 FTA 협상을 하거나 취소를 해도 되는데요.

(사진: 연합뉴스)

여전히 정부는 FTA에 대해 장밋빛 꿈을 꾸고, 국민들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FTA를 비판하는 세력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하는데, 오히려 그런 비판에 대해 설득력 있는 대답과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주먹구구식으로 넘어가려는 정부에게 더 큰 책임이 있어 보입니다.


첨부된 2월 6일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록 파일은 외교통상부 홈페이지 국회관련 정보공개 게시판에 2월 17일에 등록된 것입니다. 이번 정권 들어서 4번째 등록된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록입니다. 외교통상부는 정보공개 관련 게시판을 취미로 운영하고 있는 걸까요? 국회회의록시스템의 회의록을 그대로 올리는 것인데 무슨 이유로 한 정권이 시작해서 끝나는 동안 회의록을 4번 밖에 등록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