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활동/오늘의정보공개청구

문턱높은 국민/공익감사청구. 기각률도 높아.

opengirok 2013. 12. 6. 11:50

정부가 법을 위반하거나 부패행위를 하는 것을 시정하기 위해 국민감사청구, 공익감사청구라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법률위반 및 부패행위에 대해 주민 혹은 공익단체가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해서 해당 사항을 바로잡는 것이죠. 


하지만 이 제도는 문턱이 아주 높습니다. 


국민감사청구의 경우에는  '만 19세 이상의 국민 300명 이상이 서명해야 가능하구요. 

공익감사청구의 경우에는 만19세 이상의 국민 300명 이상의 회원이 있는 시민단체 등이 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300명 이상의 주민에게 서명을 받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소규모 지방자치단체의 경우에는 회원이 300명이 넘는 시민단체가 흔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렇게 힘든 여건 속에서 국민감사청구나 공익감사청구를 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낮다는 데 있습니다.


정보공개센터는 몇년 전에 강원도 화천군의 폐철로/폐열차 관광화 사업의 승인과정과 절차에 대한 공익감사청구를 한 바 있습니다. 화천군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철로가 없는 지자체인데 굳이 폐철로와 폐열차를 억지로 끌어들여와 52억원의 예산집행을 감행했기 때문입니다. 


감사청구가 접수된 건은 규정에 따라 30일 이내에 감사실시 여부를 통보하도록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정보공개센터는 감사원의 업무가 바쁘다는 이유만으로 정해진 기일이 한참이나 지난 후에 통보를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것도 "기각"이라는 답변을 말이죠. 



감사원에 2008년~2013년 10월까지의 감사청구처리사항부에 대해 정보공개청구 해 봤습니다. 

국민/공익감사청구를 감사원이 어떻게 처리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감사원에서는 접수번호, 접수일, 청구건명(부분공개), 결과가 적시되어있는 목록을 공개했습니다. 처리일은 공개하지 않아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해마다 국민/공익감사청구가 접수되는 건은 아래와 같습니다. 

공익감사청구는 해마다 늘어가고 있는 추세인반면, 국민감사청구는 매년 감소하고 있네요.  


연도

공익감사청구 접수

국민감사청구 접수

2008

138

43

2009

148

35

2010

109

32

2011

169

13

2012

180

10

2013

152

4


이제 처리현황을 볼까요? 


두 감사청구 모두 기각/각하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합니다. 

국민감사청구의 경우에는 기각과 각하가 77%에 달하구요. 공익감사청구는 기각과 각하가 전체의 69%를 차지합니다. 


<국민감사청구 처리 현황>

 

기각

각하

기각/

각하

변경

불문

이첩

입건

취하

합계

건수

79

16

11

4

3

2

14

9

138

비율

57%

12%

8%

3%

2%

1%

10%

7%

100%


<공익감사청구 처리 현황>

 

기각

각하

기각/각하

검토중

불문

입건

취하

합계

건수

381

144

87

83

33

139

29

896

비율

43%

16%

10%

9%

4%

16%

3%

100%


게다가 감사원은 해당 안건을 처리하는데 기일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습니다. 민주당 서영교의원의 자료에 의하면 <국민감사청구의 경우 2011년과 2012년 접수된 27건 중 13건(48.1%)이 처리기한을 넘기고 기각 또는 각하 결과를 통보했고, 공익감사청구의 경우에는 같은 기간 동안 접수된 350건 중 48건이 처리통보기한을 넘겨 기각 또는 각하처리되었다>고 합니다.  원문 보러가기 클릭 


까다로운 자격요건으로 감사청구 자체가 쉽지 않은데, 처리에서도 감사청구가 받아들여지는 비율이 매우 낮습니다. 


정부의 부패, 범법행위는 행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저해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이런것들을 감소해나가려는 노력과 제도적 실천이 따르지 않는다면  국가와 국민간의 사이는  가까워기 어렵습니다. 


한참의 시간을 들여 자료를 수집하고, 문서를 작성해 감사청구를 했던 지난 기억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감사원이 한참 뒤늦게 기각이라는 답변을 해왔을때의 허탈함과 불쾌감이 함께 떠오릅니다. 그 일이 있은 이후 감사원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습니다. 감사결과는 차치하고서라도 정해진 절차조차 이행하지 않는 모습을 봤기 때문입니다. 


있는 제도라도 제대로 지키는 것.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 그것 말고는 신뢰를 얻는 방법은  없습니다. 



* 감사원이 공개한 자료를 첨부합니다. 전체내역이 들어있으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감사청구사항(20080101~20131031).xls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