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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경수술 하면 여자의 자궁암이 줄어든다?

opengirok 2008. 12. 15. 16:07

(서평) ‘우리 가족 건강을 부탁해요'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먹고, 마시고, 배출하고, 잔다. 이 과정은 모든 인간들이 평생을 살면서 반복하는 행위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무엇을 먹고 마시고 있고, 어떻게 배출하고 수면을 취하고 있느냐이다.

일례로 12월 연말이 되면 수많은 사람들은 과음과 과식을 한다. 먹고 마실 때는 즐거우나 다음날이 되면 쓰린 속을 부여잡고 약국으로 달려가 숙취 해소 약을 찾곤 한다. 그 덕분에 우리사회에 숙취해소 사업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시장을 자랑한다. 또한 수많은 사람들은 매일 술을 마시고 있지만 동시에 매일 간장약을 먹고 있다. 이 코미디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20대부터 80대까지 건강에 대한 걱정은 끊임없이 반복된다.

더군다나 가까이에 있는 종합병원에만 가 봐도 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병마와 씨름하고 있는지 지켜볼 수 있다. 이런 현실은 나이와 성별을 불문한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은 잘 구축되어 있지만 민간보험도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이런 한국인의 건강 습관에 정면으로 문제제기를 하는 책이 나왔다. 이 책은 “종합병원보다 가깝고 생명보험보다 든든한 한국형 건강체크 매뉴얼” 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바로 김영사 출판사에서 출판한 ‘우리 가족 건강을 부탁해요’ 라는 책이다. 필자는 서울 백병원 가정의학과에서 의사로 근무하고 있고 경실련, 한국이주민 건강협회 등에서 사회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김철환 박사(예방의학)이다.

김철환 박사는 평소에도 건강에 대해서는 한 치의 물러섬이 없다. 가까운 지인에 대해서도 송곳 같은 지적을 마다하지 않아 ‘시어머니’ 라는 별명을 얻고 있다. 이런 그의 성격은 이 책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이 책에서는 10대, 20-30대, 40-50대, 60대 별로 시기를 구분하고 각 시기에 맞는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잘 못 알려진 의료상식을 바로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으로 논란거리를 제공할 만한 주제거리도 거리낌 없이 자신의 주장을 연구결과에 근거해 펼치고 있다.

일례로 필자는 비타민이나 영양제를 따로 보충하면 건강에 좋다는 인식에 대해 단호하게 거부하고 있다. 책 본문에서는 “몸에 좋다는 비타민이나 영양제에 현혹되는 것은 건강을 매력적인 상품으로 만들어 파는 상업성이 그 뒤에 숨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라고 일갈하고 있다. 오히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영양제가 먹는 것이 아니라 균형 잡힌 식사를 잘하는 것이다(책 본문 234p)”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무분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포경수술에 대해서도 일갈한다. "포경수술을 하면 귀두가 청결해지며, 음경암이나 여자의 자궁암에 걸릴 확률이 줄어든다는 연구는 일반화하기 어려운 증거이다. 또한 일찍 포경수술을 당한 아이들이 커서는 성폭력이 일으킬 확률이 높다는 보고 있을 정도로 우려가 많다(본문 132p)“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기력이 떨어졌다고 보양식을 무분별하게 먹는 것은 오히려 독약을 먹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일례로 책에서는 보양식의 남발로 위험에 빠진 필자의 장인어른을 소개한다.

“몇 년 전 장인어른이 한 쪽 다리가 부어올라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진단은 ‘심부정맥혈전증’ 이었다. 당시 장모께서 날씨가 더워지자 장인어른의 기력을 보충한다고 소내장탕을 많이 해놓고 아침저녁으로 일주일을 드시게 했다고 한다. 장인어른은 당시 담배를 많이 피웠는데 담배를 피우면 적혈구수가 늘어나서 보통 사람보다 피가 더 진하다. 여기에 고단백, 고지혈 음식을 먹으면서 피가 끈적끈적 해지는데 결국 피 순환이 제일 나쁜 하지 심부정맥의 피가 굳어진 것이다”

이 외에도 필자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 가장 중요한 건강의 화두는 ‘성공적인 노화’라고 주장한다. 성공적인 노화란 질병이 없고, 여러 활동에 참여할 수 있고,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오래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성공적인 노화’를 결정하는 것은 1/3이 유전이고, 나머지 2/3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생활습관이라고 연구결과를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나이가 많다고, 몸이 아프다고 해서 건강을 챙기는 것은 너무 늦다”라고 말하고 있다. 오히려 각 나이 대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건강정보 및 유의점을 확인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필자는 ”전쟁 보다는 평화가 소중하고 질병보다는 예방이 중요하듯이 질병에 걸린 후 치열하게 싸우기보다 미리 예방하여 몸의 평화를 이루는 것이 현명하다“라는 말로 책을 요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