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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동 칼럼

둘째의 출산 그러나 반복되는 이산가족 현실


                                                                                              정보공개센터 전진한 사무국장

 봄날의 피어나는 꽃보다 아름다운 생명이 우리 가족에게 다가왔다. 6살짜리 아들 녀석은 동생을 볼 때마다 연신 웃음을 터트린다. 이곳저곳을 만져보고, 얼굴도 비비고 아끼면서 가지고 놀던 장난감도 동생에게 선뜻 가져다준다. 그 모습이 마냥 사랑스럽다.

아내도 첫째 아이를 키울 때의 어색함은 사라지고 숙련 된 솜씨로 아이를 다루고 있다. 얼굴에는 제법 엄마의 따뜻함도 묻어나는 것 같다. 오줌과 똥을 싸도 그저 귀엽고 사랑스럽고 젖을 빠는 아이의 모습은 이 세상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가난 하지만 세상의 모든 것을 얻은 것처럼 우리가족에게 연일 웃음꽃이 피어나고 있다. 이런 가족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막내도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세월보다 빠른 것이 아이의 성장과정이다.

하지만 이런 행복은 오래가지 않는다. 곧 우리 가족은 헤어져야 한다. 아내의 출산휴가 종료일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출산휴가가 끝나면 우리 부부는 모두 직장으로 가야 한다. 아내가 직장으로 복귀하는 순간 여러 문제들이 발생한다. 우선 서울에서 막내를 키울 수 없다. 서울에 연고지가 없는 우리 부부에게 아이를 맡길 곳이 없기 때문이다. 태어난 지 100일도 되지 않은 애를 어린이 집에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할 수 없이 부모님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방으로 내려가야 한다.

이런 경험은 이미 우리가족에게 낯선 일이 아니다. 첫째 아이를 키우면서 겪었기 때문이다. 딱 6년 만에 이런 일들을 반복한다는 것이 그저 기막히고 답답할 뿐이다.

아이가 지방으로 가면서 겪을 일들을 조금 나열해보자. 우선 아이가 옹알이하고, 뒤집고, 앉는 과정을 보지 못할 것이다. 2주에 한번 씩 내려가면 아이는 변해있다. 아이는 할머니를 점점 엄마로 여길 것이며 같이 살고 있는 삼촌을 아빠로 대할 것이다. 가끔 오는 부모들을 보면서 그저 낯선 인물로 여기며 울어댈 것이다. 한 이틀 아이와 정이 들 만하면 그 고사리 같은 손을 뿌리치고 서울로 올라와야 할 것이다.

  아내는 한 이틀 아이 걱정을 하며 눈물을 지을 것이며, 난 그 모습을 보면서 괴로워 할 것이다. 아이가 아프다는 소식을 들으면 밤이 새도록 걱정할 것이며 핸드폰을 귀를 기울이며 안타까워 할 것이다. 장모님은 육아의 피로 때문에 온 몸이 아플 것이며 우리 부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죄송함에 몸 둘 바를 모를 것이다.

더군다나 6년 전에 비해 한 가지 고민거리가 늘어났다. 첫째와 막내와의 관계다. 둘의 관계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해, 어떻게 흘러갈지 너무나 걱정스럽다. 한 2년쯤 떨어져 있다 보면 과연 형제로써 사랑을 느낄 수 있을지 걱정이다. 예상컨대 형제는 서로를 보며 어색해 할 것이며 2년 후 한 집안에서 자라면서도 서로 적응하기 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로 할 것이다.

출처 : 경향신문

이런 아픔이 싫어 집에 육아도우미를 고용 하려고 하면 150만원 가까운 돈이 들어가며, 그 또한 믿고 맡기기가 쉽지 않다. 이런 현실은 첫째 아이가 탄생했던 6년 전이나 지금이나 전혀 변화하지 않았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이 36년 전 우리 어머니도 나를 이렇게 키웠다는 것이다. 4-5살쯤 어머니가 눈물을 지으면서 나와 헤어지던 장면은 아직도 어렴풋이 기억난다. 정말 비극적인 현실 아닌가? 답답하고 개탄스럽다. 

4대강 정비에 몇 십 조의 예산을 쏟아 붓고, 건설 경기를 부양한다면서 미분양 아파트까지 사주고 있는 정부에서 왜 이런 가정들의 어려움에는 눈을 감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 각 지역마다 육아센터를 개소하고 전문적인 육아 전문가들을 고용해 3세 이하 영아들을 저렴한 비용으로 돌봐주는 것은 꿈같은 현실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발전 하지 않고 있는 것이 바로 육아 분야이다. 각종 선거 때 마다 부모들의 육아부담을 덜어준다고 공약을 하고 있지만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 정부에서는 여전히 아이를 많이 놓으라고 채근하고 있지만 육아현실에는 눈을 감고 있다. 부모와 아이가 한 가정에서 같이 살아야 한다는 이 평범하고 보편적인 진리가 이 사회에서는 지켜지지 않는다. 

몇 주후 면 우리 가족은 이런 현실에 체념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2년 동안 수많은 아픔과 눈물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무능력한 가장과 살 수 밖에 없는 가족들에게 그저 죄스러울 뿐이다.

 

 

zorba 2009.04.07 10:39

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정책적 배려는 비단 예산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고, 위정자들의 척박한 상상력이 더 큰 문제인 것 같아요.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는 복지 관련 정책들은 항상 후순위로 밀려버리는 현실. 세심한 정책 하나가 국민들의 삶의 질을 얼마나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하는 거겠죠. 다음 세대를 고려하는 공동체 의식의 부재, 미래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없는 가볍고 얄팍한 사회에서 나타나는 일면인 것 같네요.. 아무튼 힘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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