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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억들인 사이버가정학습, 과연 그 효과는?

opengirok 2010. 9. 28. 17:56

이미지 출처 : 꿀맛닷컴



꿀맛닷컴. 다높이. 

이게 뭔 지 아시나요? 이름만 듣고 저는 무슨 먹거리를 판매하는 사이트인줄 알았답니다.
그런데, 들어가보니.. 교육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이버가정학습 사이트의 이름 중 하나네요.

전국의 16개 시도교육청마다 이러한 사이버가정학습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각 지역청별로 운영현황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 사이버가정학습은 2005년부터 시행된 것으로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1학년까지 이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사교육비 절감이나, 소득수준별 교육제공 격차를 완화한다는 의미에서는 좋은 프로그램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궁금합니다. 지역별로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이 다르지 않을 텐데 왜 굳이 지역교육청별로 사이트를 따로 만들어 관리하는 걸까요? 
통합해서 쓴다고 해서 크게 문제 될 것도 없을 것 같은데 말이죠. 불필요하게 예산을 중복 집행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 시스템은 교과부와 16개 시도교육청, 한국학술교육정보원이 함께 운영하는 것으로 2005년부터 2010년 2월까지 투여된 예산만 1187억 3900만원에 이르는데요.
실제로 경기도교육청과 서울시교육청에 정보공개청구 해 본 결과 지난 2009년 기준으로 서울의 꿀맛닷컴에는 19억여원이, 경기도의 다높이에는 27억여원의 예산이 집행되었습니다.

이 사이버가정학습시스템은 올해 감사원의 감사결과 지적대상이 되기도 했는데요. 저희가 문제제기한 내용 역시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적된 내용을 보면, 
첫 번째, 사이버가정학습의 이용실태를 분석하는 지표가 적절하지 못한 점입니다. 이 사이트는 주요 과목의 학습콘텐츠를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습 콘텐츠 단위로 이용실태를 조사하여 피드백을 거치는 것이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사이트 가입자 수와 하루평균 로그인 수 등 콘텐츠 이용과는 무관한 지표만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각 교육청에는 학생들에게 회원가입 독려는 열심히 해, 지난해 기준 전국 학생의 79.8%가 회원으로 가입하는 등 회원가입률을 높은 실정인데요. 반면 최근 3년간 실제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비율을 보니 회원 수 대비 10% 미만으로 나타나 사이트 이용률과 가입률이 직접적 연관이 없을을 알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시도교육청의 인터넷 교육방송국 운영이 부실하다는 감사내용인데요.
2005년 현장실사 결과 대형스튜디오 및 고가 장비들의 활용이 효과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콘텐츠 개발과정에서 품질관리가 미흡하고, 인터넷 교육방송에 대한 체계적인 기획 및 운영체계가 미흡한 등 각 지역교육청의 인터넷 교육방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는데요. 그런데도, 그러한 문제가 현재까지도 개선되지 않고 있으니, 효과는 없이 예산만 잡아먹는 낭비하마가 아닐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교육과정 개편에 따른 학습콘텐츠 개발이 미흡하다는 지적입니다. 
2009년 3월부터 교육과정이 개편되어 초등학교 1,2학년 전과목 교과서와 중학교 1학년 및 고등학교 1학년의 영어/수학 과목의 교과서의 내용과 난이도가 변경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콘텐츠 개발예산을 편성하지 않아, 예산 집행이 안되어 개편된 교과내용이 1년 지난 2010년에서야 제공되었기 때문입니다. 


감사원의 감사결과 자료와 정보공개청구로 받아본 내용을 보면, 투입되는 예산 대비 그 효과나 관리실태가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교과부타 학술교육정보원에서 투입되는 예산은 차치하고, 각 시도교육청 한 기관당 연 평균 20억을 집행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전국적으로 연간 300억원 이상이 투입된다는 말인데요. 기관마다 따로 관리하느니 차라리 그 300억을 한곳에 투자해 더욱 질 높은 학습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훨씬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저소득층 가정의 경우, 컴퓨터가 제대로 보급되어있지 않거나 컴퓨터가 있다 하더라도 부모님이 모두 직장생활을 해 가정 내에서 학습지도를 해 줄 상대가 없는데, 아이들이 이 사이트를 자발적으로 잘 이용할지 또한 의문입니다. (초등학생인 제 조카만 보더라도, 컴퓨터는 게임용 이외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 같거든요.ㅠㅠ) 그런 마당에, 컨텐츠 관리는 제대로 하지 않고, 단편적인 회원가입 수치 등으로만 효과를 산출하는 것은 오히려 공교육콘텐츠의 신뢰를 떨어트리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원의 감사결과 자료와 경기도교육청, 서울시교육청의 공개자료는 아래 첨부하는 파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