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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디자인플라자. 시민의 건축이 될 수 있을까?

opengirok 2012. 5. 9. 17:10

서울 성곽길 끝. 서울시 동대문 바로 옆에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 건설이 한창입니다. 동대문 운동장이 있던 그 자리에 지어지고 있는 건데요, DDP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라는 ‘자하 하디드’가설계한 세계 최대의 비정형 건축물이라는 수식어 답게 그 위용이 대단합니다. 





DDP 사업은 지난 2006년부터 추진되었는데요. 서울시에 당시 건립 및 운영계획과 결정 담당자들에 대해  정보공개청구 해 봤습니다.


시는 2007년 산업국에서 작성한 <월드디자인플라자 건립 및 운영 기본계획> 이라는 문서를 공개했네요.





당시 이름은 DDP가 아니라 WDP였나봐요~ 자료를 보면 서울을 디자인메카로 육성하기 위해 WDP 건립을 추진한다고 했는데요. 오세훈 전 시장이 임기내내 추진했던 디자인 사업이 여기에도 역시 반영이 되었네요.


당초에 WDP는 연면적 74,732 ㎡(지상 2층, 지하 1층)로 2006년 8월에 시작되어 2010년 3월에 완공되는 것을 목표로 했었는데요. 얼마전 보도에 따르면 내년 7월이나 되어야 완공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한 소요예산 역시 애초에는 3753억이었지만 이후 사업이 진행되면서 4326억원의 예산이 소요되었습니다. 박원순 시장 취임 후 DDP를 대표적 전시행정 사업으로 지적하며 1300억원의 예산을 삭감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초의 예산보다 높은 비용이 소요된 셈입니다.  (참고 :  모습 드러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세계 최대 `非정형 건축물` 서울 名所 될까)





이 밖에 향후 WDP 운영을 위한 예산도 따로 배정되었는데요. 2007년과 2008년 두 해 동안 WDP 운영준비를 위한 비용으로 297억 8300만원의 예산이 책정되었습니다. 





얼마 전 공사중인 DDP의 외관이 공개되었습니다. 이 건물은 모두 각기 다른 형태의 4만5천여개의 은빛 외장패널이 감싸게 될 예정이라 하죠.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DDP가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거라는 말도 많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DDP에 대한 쓴소리도 많습니다.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경관으로 이질감을 불러올 뿐만 아니라, 재개발 과정에서 동대문운동장과 황학동 풍물시장등을 근거로 수세월을 살아온 영세 상인들이 배제되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말하는건축가라는 다큐멘터리를 봤습니다. 건축가 정기용을 다룬 영화였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건축은 거기에 깃들이는 사람과 자연을 소외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그리고 DDP에 대해서도 일갈합니다. 지금 짓고있는 DDP는 사람과 역사가 배제 된 채 권력과 자본만을 앞세운 서울시의 모습이라며, 그런 공공건축에 수백 수천억원을 써대는 현실에 분개한다고 말이지요. 


공공건축은 제 모양을 뽐내기보다, 그것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요구와 편의, 그리고 공익적 목적을 위해 지어져야 합니다. 공공이라는 말에 화려한 디자인, 경제효과 창출 등은 썩 어울리는 단어가 아닙니다. 게다가 세금으로 지어지는 데 수천억원이 들어간다면 공공을 위한 다기보다 공공에 반한다라고까지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달 <시민이 만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청책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향후 DDP의 운영에 있어서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서죠. DDP는 이제 내년이면 완공되고, 시민들에게 개장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DDP가 시민들에게 위화감을 주는 건축이 아닌, 시민들과 함께하는 건축으로 자리매김하길, 세빛둥둥섬과 같은 흉물로 전락하지 않길, 들어간 세금이 아깝지 않게 제대로 활용되길 기대해 봅니다. 


서울시가 공개한 자료를 첨부합니다. 살펴보세요.


월드디자인플라자(WDP)건립및운영기본계획(.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