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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FTA, 한미FTA 이어 정보은폐 여전, 졸속협상 우려

opengirok 2012. 5. 14. 10:54

 

사진: 한국농어민신문

 

 

지난 5월 2일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는 한중 FTA의 협상개시를 선언했습니다. 한미 fta 발효 한지 불과 2달이 못되어 한미 FTA의 효과가 어떤지 채 드러나기도 전에 정부는 또다시 거대 경제권인 중국과 FTA를 체결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FTA와 같이 중요한 통상협정이 일말의 평가나 검증 없이 이렇게 빠르게 진행되어도 괜찮은 것일까요? 또 우리는 중국과 어떤 내용의 FTA를 어떤 과정을 거쳐 체결하려는 것일까요? 정부는 왜 공개하지 않고 홍보만 할까요? 우리는 모르고 있어도 괜찮은 걸까요?

 

정보공개센터는 현재 발효된 한미 FTA, 한EU 연구용역 비공개 실태와 정보은폐를 비판해왔었습니다. 그러면 이번에 협상개시를 선언한 한중 FTA는 어떨까요? 정보공개센터는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외교통상부, 기획재정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통상협정과 관련된 5개 주요 행정부의 연구용역을 찾아 공개여부를 분석해 봤습니다.

 

 

 

 

 

 

 

한중 FTA에 관해 가장 많은 연구용역을 발주 한 곳은 외교통상부와 농림수산식품부였습니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외교통상부의 경우는 11건, 농림수산식품부의 경우는 7건의 연구용역을 발주했습니다. 그런데 한중 FTA에 대해 가장 많은 연구용역을 가지고 있는 두 부처는 자신들이 발주해 보유한 연구들을 전부 비공개 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부처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식경제부와 보건복지부는 동일하게 2건씩 한중 FTA에 관한 연구를 발주했는데 모두 국민들에게는 비공개 했습니다. 기획재정부에서는 총 5건의 한중 FTA 관련 연구를 발주했는데, 5개 연구 중 3건이 공개되어있고, 나머지 2건이 비공개 되어있습니다.

 

종합해보면 위의 5개 기관이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발주해 보유한 연구용역은 총 27개였는데, 그 중에 공개되고 있는 것은 고작 3건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머지 24개의 연구들은 모두 비공개로, 일반 국민들은 볼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정부는 이전 한미, 한EU와 마찬가지로 한중 FTA에 관해서도 전면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셈입니다.

 

공개된 연구와 비공개된 연구들은 중요도도 달랐습니다. 한중 FTA 전략과 대응방안, 사회 및 산업에 대한 효과들에 대한 연구들은 모두 비공개되었습니다. 공개된 연구들은 3건은 대략적인 이슈와 조망, 공개된 세미나 자료 수준이었습니다.

 

 

정보목록에도 한중FTA관련 생산정보·공문서 전무

 

외교통상부의 정보은폐행태는 연구용역 비공개에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서는 공공기관이 생산한 정보들을 목록으로 작성한 ‘정보목록’을 공개하여 비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2012년 1월부터 4월까지 외교통상부의 정보목록에서 한중 FTA에 관련해 생산된 정보는 2월에 단 한 건이었습니다. 이 정보는 “한중 FTA 공청회 책자 송부”라는 제목으로 작성된 문서입니다. 한중 FTA가 5월 2일에 협상개시를 선언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2012년 1월부터 4월까지 외교통상부에서 한중 FTA에 관한 정보를 단 한건만 생산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더구나 공개된 외교통상부의 정보목록을 보면 외교통상부가 생산 및 접수한 정보가 1월에는 85건, 2월에는 90건, 3월에는 248건, 4월에는 85건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공공기관들의 정보목록에서 포함되는 생산 및 접수한 정보가 한 달에 수천 건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외통부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의무를 거의 무시하는 것과 다름없는 정보은폐를 여전히 자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미 FTA 과정에서도 반대여론을 인식한 외교통상부와 통상교섭본부의 협상관련 정보은폐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 바가 있습니다. 더구나 지난해에는 위키리크스에서 유출한 미국의 외교전문을 통해 2010년 재협상 관련 문제와 협상단의 태도가 밝혀져 국민들을 충격에 휩싸이게 했습니다.

 

이대로라면 두고 보자면 한중 FTA 역시 한미 FTA와 같이 정보가 철저히 은폐된 밀실협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한미 FTA는 반대 측의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역진방지조항, 투자자-국가 제소권 등 독소조항들을 고스란히 포함시킨 채 발효된 상태입니다. 한중 FTA도 이처럼 정보가 은폐된 밀실협상으로 진행된다면 같은 협상결과를 얻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한중FTA 연구용역 내역.xlsx

 

정보공개목록(2012.1월분).xls

 

정보공개목록(2012.2월분).xlsx

 

정보공개목록(2012.3월).xlsx

 

정보공개목록(2012.4월).xls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