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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돈으로 흐르는구나

opengirok 2009. 8. 24. 16:37

저는 일터가 서울의 종로에 있는 덕에 광화문 주변을 매일 오가게 되는데요. 걷다보면 한 블럭을 사이에 두고 서울광장과 청계천이 있고, 청계광장에서 고개만 돌리면 광화문광장이 보입니다.

서울광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께 분향하러 온 사람들로, 또 얼마전 개장한 광화문광장은 꽃밭에서 사진찍는 이들과 분수에서 물놀이 하는 아이들로 가득하기도 합니다. 청계천 역시 주말이면 물놀이 온 가족들과 데이트 나온 커플들로 가득합니다. 이 광장들이 도심 속 쉼터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만약, 이 곳들이 한달간 관리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시청광장의 푸른 잔디는 누렇게 시들고 이곳저곳 뜯겨있을 것입니다. 광화문광장의 시들고 죽어버린 꽃밭 역시 누구도 사진찍고 싶어하지 않는 흉물이 되어 버리겠죠? 맑아보이던 청계천엔 녹조가 파랗게 껴 불쾌한 냄새가 올라올 테구요

왜 그렇게 될까요? 지금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곳들은 자연들이 자생을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사람이 지속적으로 만지고 관리해줘야만 지금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는 곳들이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오마이뉴스에 실린 광화문광장과 관련한 기사에서도 광장의 플라워카펫을 돈카펫이라고 비판한바 있습니다.

이부영기자 - 플라워카펫은 돈카펫이었다. : 광화문광장 유감, 볼거리 중심 문화는 아주 위험

그런데 돈으로 치장된 것은 광화문광장의 플라워카펫뿐이 아닙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재임중이던 2005년에 개장한 청계천 역시 엄청난 돈먹는 하마입니다.

서울시설관리공단에 청계천의 연도별 유지비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해 보았습니다. (2005년 10월 1일~2009년 5월 30일까지)

<청계천 연도별 유지관리비>

단위 : 백만원


공개된 내용을 살펴보니 수선유지비와 청소경비와 같은 위탁관리비용으로 쓰이며, 청계천을 관리하는데 해마다 20억원 상당의 비용이 지출됩니다.

지난해에는 20억 2700만원이, 올해엔 5개월 동안 8억 3천만원이 쓰였습니다.

많은 돈이 들어갈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이정도일줄은 몰랐습니다.

이런 실정이니 청계천에는 물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돈이 흐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요즘들어 정부나 지자체에서 나라 곳곳을 예쁘게 화장시키는데 많은 노력을 하는 것 같습니다.

아름답고 예쁜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나 꽃을 보면 행복해지고, 풀과 나무 그리고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상쾌해집니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 줄수는 없습니다. 꽃 한포기 나무 한그루 심어놓고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서민경제는 파탄 날 지경인데,,, 돈으로 치장 된 청계천과 광화문광장을 보며 과연 서민들이 그 아름다움에 진정으로 감탄하고 그것을 즐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