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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광주. 계엄군의 총탄에 스러져간 여고생 이야기

opengirok 2010. 5. 17. 14:13

내일이면 5.18 광주 민주화운동 30돌입니다.

오랜 기간 독재를 해온 박정희 대통령의 죽음 이후, 시민들은 민주화의 기대에 부풀었으나 전두환은 군대를 동원해 정권을 강탈하려 했습니다. 그리고 이 신군부의 정권강탈의 희생자가 바로 5월의 광주입니다. 무자비할 총칼로 광주의 시민들을 빨갱이라는 주홍글씨를 새겨 무자비하게 죽였던 것이죠.



그 이후 5월의 광주는 현대사의 비극을 넘어 80년대 민주화운동의 도화선으로, 우리의 역사 속에 자유의 염원과 독재에 대한 저항, 그리고 민주화의 상징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에서는 국가기록원이 소장하고 있는 5.18 관련 기록을 정보공개청구로 받아보았습니다.

이 중 몇 개를 여러분들과 함께 보며 다시 그날을 되새기고자 합니다.

이 자료는 5월 민주화운동 당시 사망한 박현숙 열사(당시 19세)의 부모님이 광주시장에게 보낸 탄원서입니다.

박현숙 양은 5월 22일 광주-화순 간 도로상에서 화순방면으로 달리던 시외버스에 총기를 집중 난사한 계엄군의 총탄에 의해 희생당했는데요. 사망 확인 후 가족들이 사망보상금을 문의하기 위해 광주시장에게 탄원서를 제출 한 것입니다.

시장님 전상서

광주시장님의 평강을 기원하면서 펜을 들게 됨을 속죄합니다.
알뢰올 말씀은 다름이 않이올시다.
소생의 자식인 박현숙은 동생(중학생) 둘을 다리고 우산동에서 자취하며 신의여실고 3학년 재학중 지난 5월 22일 출가 한 후 비통과 눈물로서 행방을 추적한 결과 불행이도 소생의 죄가로인지 신채로 인수를 받았습니다. 생시않인 꿈만 갔습니다. 말씀올리기는 송구스럽습니다. 봉상금을 시청사회과에서 지급을 한다기에 사회과에 들였더니 계엄분소에서 통보가 있으면 소식을 전하겠다는 막연한 해명이오니 궁금하여서 두서없는 서신으로 시장님게 문의하였습니다. 이해하여주시고 인도하여주시여 문을 열어주십시오
시장님의 안녕하심을 축원하면서 이만 줄임니다.



이 탄원서를 보고 있자니 마음이 참 아픕니다.

꽃같은 열아홉의 딸이 군인이 쏜 총탄에 맞아 싸늘한 시체로 돌아온것도 하늘이 무너져 내릴 일인데, 자기의 딸을 죽게 한 장본인인 정부에게 속죄를 하고 선처를 빌어야 하는 부모의 마음이 어떠했을까요.

딸을 죽음으로 몰게 한 자들이 무릎을 꿇고 사죄를 해도 시원치 않을 일인데, 되려 죽인자는 당당하고 죽은자는 죄인이어야 했던 당시의 현실이 지금 생각해도 고통스럽습니다.

그렇게 총칼을 앞세운 권력은 많은 민중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또한 그들의 삶을 파괴했던 것
입니다.



5.18이 있은지 30년.

강산이 세 번 변했을 만큼의 시간입니다.

그래서일까요. 30년전 5월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변해가고 있습니다. 아니 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죗값을 치르지 않고 떵떵이며 살고 있는 사람, 그 날의 고통을 현실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말입니다.

어느 시인이 그날의 광주를 노래했습니다.
이 땅의 십자가,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욱 젊어져갈 청춘의 도시라고...
 
아,  5월 광주. 수많은 청춘들이 스러진 그 날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홈페이지에 가시면 박현숙열사의 언니가 증언한 당시의 상황에 대한 증언기록이 있습니다. 주소를 링크하니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링크 바로가기 :
집단학살 현장의 여고생 / 박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