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활동/오늘의정보공개청구

안행부 2억4천만원 들여만든 정보공개앱, 실상은 로그인도 잘안돼?

opengirok 2013. 11. 12. 16:59

우리나라가 1위인 것들이 있습니다. 

스마트폰 보급과 전자정부 구축에서 한국은 세계 1위입니다. 

이런 바탕 때문에 박근혜 정부는 과감하게 <정부3.0> 추진을 선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정부3.0 추진의 가장 기본은 정보공개청구의 활성화입니다. 손쉽게 언제든지 정보공개청구를 할 수 있고, 정부는 빠르게 시민들의 청구에 답변을 해주어 공공정보로 소통을 하는 것이죠. 


정보공개 활성화의 일환으로 안전행정부는 정보공개시스템의 스마트폰 앱을 개발해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정부3.0이 시작되기 이전인 지난해부터 추진/실행되어온 사업입니다. 안전행정부는 스마트폰 앱 보급으로 모바일을 통해 제공되는 정보공개 기능이 향상되어 이용 편의성이 개선되게 되면 정보공개 이용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정보공개 앱 화면


하지만 안전행정부의 예상과는 달리 정보공개 앱은 무용지물입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사용해본 정보공개시스템 앱은 써본 중 최악이라 해도 무방할만큼 사용하기 불편한 앱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로그인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때도 많습니다. 


저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모두 정보공개앱을 설치해 사용하고 있는데요. 

아이폰에서는 한번에 접속한 적이 거의 없구요. 아이패드에서는 로그인을 해본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일단 아이폰 앱에 접속해 로그인을 하면 다음과 같은 창이 뜹니다. 매번 이 오류창이 뜨기 때문에 문제에 대해 무감각해져버렸습니다. 



아이폰으로 정보공개 앱 로그인 시 항상 뜨는 오류 페이지



그나마 아이폰에서는 오류창이 뜨더라도 로그인은 되지요. 아이패드에서는 로그인도 되지 않습니다. 아이패드에서 로그인을 하기 위해 패스워드 입력칸을 누르면 아래 사진과 같은 보안키패드가 열리는데요. 보이시나요? 자판이 잘려있습니다. 가로화면으로 기울여봐도 키패드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비밀번호에 숫자 9,0이 들어가거나 알파벳 i, o, p, j, k, l, m 및 기타 기호가 들어가는 사람은 로그인 조차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저도 위의 저 숫자와 문자가 비밀번호에 포함되어있어서... 단 한번도 아이패드로는 로그인 조차 해보지 못했습니다. 



아이패드 정보공개 앱 로그인 시 뜨는 비밀번호 입력 창. 키패드가 잘려있다.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정보공개앱은 설령 로그인이 자유롭게 된다 하더라도 이용에 불편함이 많은 앱입니다. 


일단 앱으로는 회원가입이 되지 않습니다. 무조건 pc로 회원가입을 먼저 한 후 실행해야 합니다. 

두번째. 청구한 것에 공개자료가 올라왔다 하더라도 그 자료를 볼 수 없습니다. 청구 한 건이 공개가 되었는지, 비공개가 되었는지 정도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처리결과 확인은 정보공개앱이 아니어도 문자나 이메일로도 다 알려주는 정보입니다. 

앱에서 정보공개 수수료 납부도 되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쇼핑도 다 할 수 있게 된 세상이지만 정부에 내는 100원 수수료도 납부를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가장 기초중의 기초인 정보공개청구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앱에서 정보공개청구를 하려면 정보목록 검색부터 거쳐야 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검색되는 정보목록으로만 청구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다른 청구를 하려면. 일단 정보목록에서 아무 키워드라도 입력을 한 후, 검색되는 정보를 선택 한 후 청구하기를 눌러 제목과 청구기관을 모두 변경한 후 정보내용을 입력해서 청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시겠죠? 말하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렵습니다. 아마 이걸 관리하는 공무원들도 못알아들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이 앱은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스마트폰 정보공개앱에서 청구하기를 누르면 반드시 정보목록을 검색해야 한다. <회의>라는 단어를 입력하니 위와 같은 목록이 뜬다. 기관명이 최소단위로 있어서 어느기관의 부서인지도 확인할 수 없다.



그럼 안전행정부는 이렇게 사용하기 불편한 앱을 만드는 데 얼마를 썼을까요? 

정보공개센터 회원이신 자작나무님(클릭하시면 자작나무 블로그로 갑니다.) 께서 청구한 내용을 공유해 주셨는데요. 

핸디소프트컨소시엄에서 2011년 10월~12월 2개월 동안 이 앱을 개발했는데 총 2억 4892만6천원이 들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제가 위에 지적한 공개정보 다운로드와 수수료 결재 부분은 올해 안에 보완할 것이라고도 얘기를 하네요. (일단 로그인이라도 잘 되게 해주면 좋겠는데 말이에요) 



정보공개모바일 앱 개발내용 정보공개청구



제가 앞서서 우리나라가 전자정부 1위 국가라고 언급했죠? 안전행정부가 전자정부 모바일을 개발한 것은 정보공개앱 뿐만이 아닙니다. 민원24 모바일, 모바일국가대표포털, 스마트폰 기반 인터넷 중독 예방 상당 서비스, 국방전자 조달 모바일 서비스, 모바일 형사사법 서비스, 홈택스 모바일 서비스, e-나라지표 모바일 서비스 등도 대국민 모바일 서비스 구축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같은 시기에 시행되었습니다. 여기에 들어간 예산은 10억 67백만원입니다. 



대국민 모바일 서비스 구축 사업 검사확인서



다른 모바일 서비스는 이용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정보공개 앱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용자 편의는 고려하지 않는 생색내기 정보공개, 허울뿐인 대국민서비스. 

박근혜 정부가 내세우는 정부3.0의 앞으로의 모습이 이럴까 우려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