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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안전신화를 만드는 곳, 원자력 문화재단의 존재의 이유를 묻고 싶다.

opengirok 2014. 2. 20. 16:33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강언주 활동가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라는 곳이 있다. ‘원자력’과‘문화’가 어떻게 합쳐질 수 있는지 단어의 조합이 어색하다. 이 기관의 영문명이 “Korea Nuclear Energy Promotion Agency”라니 원자력과 관련하여 홍보를 전담으로 하는 기관쯤으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실제로 원자력문화재단은 ‘국민에게 원자력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정보를 올바로 전달하여 원자력 이용에 대한 국민의 공감을 이끌어냄은 물론, 원자력문화를 증진시켜 사회 공익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이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 홈페이지 갈무리>

 

 

이 기관에서 주로 하는 일이 효과적인 매체를 활용한 객관적인 정보제공/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문화사업/ 체험형 원자력·에너지 전시홍보/ 원자력·에너지·방사선 관련 교육의 협력/ 원자력의 사회적·심리적 영향 등에 관한 학문적 조사연구/ 원자력 국민수용성 증진에 대한 국제 유관기관과 정보교류, 수출지원/ 정부 또는 원자력관련기관으로부터 위탁받은 사업  등이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원자력과 관련해 교육, 홍보, 문화, 정보교류 등의 사업을 한다는 것이다. 원자력과 관련해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시민들과 공유하는 사업을 한다고 생각하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기관이라고 생각할 만하지만 이 기관, 수상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원자력문화재단이 주로 하는 사업 중 원자력홍보사업이 있다.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에서 하던 홍보사업도 지금은 원자력문화재단에서 전적으로 담당을 하고 있다. 원자력문화재단에서 광고홍보 등으로 지출하는 예산이 연간 100억원에 이른다.


 

“원자력문화재단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2002년 1월부터 재원으로 조성전력산업기반기금(전기요금의 3.7%)에서 대국민 홍보 사업 예산을 편성하여, 2010년까지 총 1,009억 8,700만원을 원자력 홍보비로 집행했다. 이 외에도 국민이 낸 전기료로 연간 32억 여원을 원자력문화재단 임직원 인건비 등 관리비를 지원하고 있다.”(녹색당)

 

 


내가 낸 전기요금의 3.7%는 원자력에 대해 찬성을 하든, 반대를 하든 가릴 것 없이 원자력을 지지하는 홍보에 보태는 것이 된다.


 

원자력문화재단의 두 번째 주요사업으로 매년 진행하는 원자력과 관련된 공모전이 있다. 2013년에는‘생명을 구하는 원자력의 매력-원자력의 의학적 이용 중심으로’, ‘우리나라 에너지의 적정비율 구성방안’ 등을 주제로 글짓기와 미술 부문으로 공모전을 주최, 시상식을 진행했다.

<원자력공모전 수상작>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큰데 공모전의 주제가 이미 원자력을 매력적인 에너지로 부각시키고 있는 것에 대해 문제제기 하는 목소리가 크다. 원자력문화재단에서 주최하는 공모전은 각 교육청들을 통해 학교에 일괄적으로 공문이 내려가기 때문에 아무런 비판 없이 원자력을 옹호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쉽다.                        

 

 세 번째로, 원자력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강사파견사업이 있다. 여론주도층(일반인), 교원 및 학생을 대상으로 생활과 에너지, 저탄소 시대에서 원자력의 역할, 생활 속의 원자력(방사선 및 방사성동위원소 이용), 방사성폐기물 등을 주제로 교육하는데 원자력문화재단에서 강사료를 전액 부담한다고 한다.

 

원자력문화재단에 2011년도부터 2013년도까지의 강사파견현황을 정보공개청구 한 결과 2011년에 24,024명을 대상으로 104건의 강의에 3천3백7십만원을 강의료로 지출했다. 2012년도에는 6,982명을 대상으로 69건의 강의로 강의료 2천3백15만원을 지출했고 2013년도에는 현저하게 줄어 3,132명을 대상으로 20건의 강의했고 강의료로는 4백8십만원을 지출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의문점이 있다. 강의내용은 어떻게 되나? 강의를 신청하는 단체들은 어떻게 선정되는가? 강사선정은 어떻게 하며 강의료는 어떻게 책정되는가? 등등. 우선 강사는 에너지 · 환경 분야 대학교수 및 관련기관 전문가라고만 되어 있고 구체적인 자격의 기준은 따로 명시되지 않았다. 강의안은 원자력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원자력에너지 온라인허브 사이트 ‘아톰스토리’(http://atomstory.or.kr/p/catregoy/resources/)에서 [원자력 교수 학습자료]로 게시되어 있는데 내용 대부분이 원자력을 경제적이고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라고 소개하고 있다. 구체적인 강사파견현황을 보면 일시, 대상, 장소, 대상구분, 강사 명, 소속, 직위, 강사료 등을 구분하여 확인할 수 있는데

 

 

<2011~2013년 원자력문화재단 강사파견현황 전체 자료 중 일부 갈무리/ 전체자료는 첨부파일 확인 >

 

한명의 강사가 하루에 여러 건, 혹은 이틀에 걸쳐 한 대상에 강의를 한 것을 알 수 있다.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꼼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수상한 점이 끝도 없을 것 같다. 왜 이렇게 강사를 파견했는지, 같은 강사가 하루에 여러 군데서 강의를 할 수 있는 건지, 민방위교육가서 같은 강의를 왜 두 번하고 강사료도 두 번 챙겼는지 말이다. 소금을 꼭 찍어 먹어야만 짜다는 것을 아는 게 아닌 것처럼 원자력문화재단이 하는 주요사업들을 보면 이 강사들을 파견해서 어떤 내용으로 강의했을지도 감이 온다. 

 


 핵발전소는 어떤 이유로든 사고가 날 수 있다. 원자력은 미래에너지고, 경제를 살리는 에너지이고, 친환경적이고 안전하다는 거짓신화가 만든 것이 바로 후쿠시마 핵 사고다. 원자력문화재단이 하는 주요사업은 이 거짓신화를 의식화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미디어를 통한 광고와 반복되는 교육을 통해 그것이 거짓된 신화인지 몰랐다. 하지만 핵발전소는 하루가 멀다 하고 고장이 나고 핵 마피아의 비리는 상상을 초월한다. 후쿠시마는 연일 방사능오염수가 유출되고 있고 절대 사고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 그런 것을 목격하면서도 원자력은 정말 안전한가? 꼭 비리를 저질러야만 핵 마피아가 아니다. 제대로 된 정보는 은폐한 채 왜곡된 안전신화로 시민들을 속이고 있는 원자력문화재단도 다른 모습의 핵 마피아다. 이 수상한 기관이 과연 존재해야 하는지, 존재의 이유를 묻고 싶다.

 

 

전체자료 첨부합니다.

 

강사파견현황.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