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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동 칼럼

한국에서도 '알 권리의 날' 만들면 어떨까요?

 

정보공개센터 김예찬 활동가가 은평시민신문에 연재 중인 정보공개 칼럼입니다.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인프라와 문화 구축 중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은 9월 22일,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입니다. 보통 연휴의 끝에는 출근의 비애가 묻어나기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좀 마음이 가볍네요. 대체휴일제 확대로 10월 초에 연달아 3일 연휴가 생겼으니까요.

10월 1일 국군의 날, 10월 3일 개천절, 10월 9일 한글날 등 10월 초에는 기념일이 몰려있는 느낌이 듭니다. 덕분에 쉴 수 있으니 기분이 좋기도 한데요, 오늘은 10월로 넘어가기 직전인 ‘9월 28일’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9월 28일이 무슨 날인지 아시는 분은 별로 없을 듯 합니다. 답부터 이야기하자면 바로 ‘국제 알권리의 날’입니다. 시판되는 달력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기념일이지만, 그래도 나름 UN 총회를 거쳐 지정된 의미 있는 국제 기념일입니다.

 

 

왜 9월 28일이 ‘국제 알권리의 날’이 되었을까요? 2002년 9월 28일,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에서 북미, 동유럽, 남아시아 일대 15개국의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모여 FOIAnet이라는 네트워크를 결성했습니다. FOIA는 Freedom of Information Advocates, 정보 자유의 옹호자라는 뜻이기도 하고, 또 Freedom of Information Act, 정보의 자유법(정보공개법)의 약자로 쓰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FOIAnet이라고 하면, 말 그대로 정보공개를 확대하고자 하는 활동가들의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의미합니다.

FOIAnet은 그 후 20년 간 전 세계에서 시민의 정보 접근권을 높이기 위한 캠페인을 펼치고, 개방적이고 투명한 거버넌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이 네트워크가 꾸려진 9월 28일을 '국제 알권리의 날'로 기념하여 매년 행사를 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시민사회단체들의 네트워크로 시작한 9월 28일 ‘국제 알권리의 날’은 2015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세계 정보접근의 날’이라는 명칭으로 새롭게 명명되었고, 2019년 UN총회에서도 이를 채택하여 국제 기념일로 지정되었습니다. UN은 ‘알 권리의 날’이라는 원래 이름을 ‘정보접근의 날’이라는 명칭으로 바꾸어 기념일로 지정했는데요, 이는 정부가 정보를 공개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되며, 시민들이 쉽게 정보를 찾고, 받고, 전달할 수 있는 인프라와 문화를 만들어 실질적인 접근권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셈입니다.

 

 

‘국제 알권리의 날’이 생겨난 원조 국가인 불가리아에서는 이 날을 기념해 매년 시상식을 열기도 합니다. 매년 그 해 의미 있는 정보공개 활동을 한 시민이나 NGO, 언론인에게 ‘황금열쇠상’을 수여하는데요, 실제로 황금이면 좋겠지만 그렇지는 않은 듯 합니다. 반대로 정보를 은폐하거나 감추는 공공기관에는 ‘자물쇠상’을, 비공개를 조장하는 부조리한 관행과 제도에 대해 ‘묶인 열쇠상’을 주어 비판하기도 합니다.

‘국제 알권리의 날’이 끼어있는 9월 마지막 주에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알 권리와 관련한 행사를 동시다발적으로 열기도 합니다. 한국으로 따지면 정보공개위원회 격인 캐나다 OIC는 매년 알 권리 주간을 선포하고 열린 정부, 데이터, 지역 언론 등 정보공개와 관련한 다양한 주제로 포럼을 엽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데이터 공개와 정부혁신을 주제로 토론회가 열리고, 자메이카에서는 전국 고등학교에서 정보공개를 주제로 에세이 경연대회를 열기도 합니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한국에서 이 날을 기념하는 공식적인 행사가 열린 적은 없습니다. 정부에서도, 민간에서도 이 날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내년은 국제 알권리의 날이 시작된 지 20년이 되는 해인데요, 2021년 9월 28일은 이렇게 지나가지만, 2022년 9월 28일은 한국에서도 이 날을 기념하는 행사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한국에서도 ‘황금열쇠상’이나 ‘자물쇠상’을 주는 시상식을 해봐도 재미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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