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동 칼럼

[공개사유] 국민과의 소통은 공간 이전보다 투명한 정보공개로 가능하지 않나요?

opengirok 2022. 4. 26. 10:32

최근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으로 많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전 비용에서부터 대통령 경호, 안보 공백 등 많은 우려들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윤 당선인은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용산 집무실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논란과는 별개로,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윤 당선인의 입장은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국민과의 소통은 투명한 정보공개가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차기 정부가 누구와 함께 하는, 어떠한 방향의 정책 기조를 가졌는지 국민들이 정확하게 알아야 그에 대한 소통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윤 당선인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투명한 정보공개에 대한 이해나 관심이 전혀 없어 보이는 실정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워크샵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03.26. ⓒ뉴시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대통령선거 직후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기 위해 설치된 위원회다. 대통령직의 공석으로(대통령 궐위) 당선된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 인수위 없이 바로 취임했기에 윤 당선인의 인수위는 2012년 꾸려진 박근혜 정부 인수위 이후 10년 만이다. 인수위는 대통령 당선일부터 취임 후 30일까지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에 의해 설치 운영되며 정부의 조직과 기능, 예산 현황 등을 파악하고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 정책의 초석을 다지기 위한 조직이다. 비록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이지만 국가 통치권자의 교체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국민의 참여와 국정운영의 투명성이 무엇보다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18일 인수위 공식출범과 함께 오픈한 인수위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투명한 정보공개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인상이 느껴진다. 인수위 홈페이지에 공개된 인수위원 구성은 현재 언론이나 인터넷 검색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구성 명단보다 더욱 간략한 수준이다. 인수위 홈페이지에 소개된 명단을 살펴보면 당선인 산하 위원회의 위원장을 제외한 위원 구성과 당선인실 명단은 찾아볼 수 없다. 또한 각 중앙부처 및 지방자치단체별 전문위원과 실무위원이 구성되어 있지만 이에 대한 설명이나 위원 명단은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당선인실과 인수위의 인적 구성 현황은 차기 국정운영 방향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인적 구성에 따라 차기 정부의 정책 기조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선인실을 비롯한 인수위의 모든 조직과 그 구성원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민들이 이를 검증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것이 국민과의 소통에 부합하는 방안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확인된 인수위의 정보만 보더라도 전형적으로 공공기관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일방적 소통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인수위가 정보공개 대상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홈페이지 그 어디서도 ‘정보공개 접수처’에 대한 안내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2008년 정보공개제도를 관장하는 행정안전부에서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정보공개 대상이 되는 공공기관이라는 법률해석을 한 바가 있다. 따라서 인수위원회도 정보공개법에 따라 정보공개 업무를 주관하는 부서나 담당 인력을 두고 정보통신망을 활용한 정보공개시스템 등을 구축할 의무가 있지만, 정보공개에 대한 안내를 찾아볼 수 없어 국민의 정보 접근권이 가로막혀 있다.

언론 보도보다 내용이 부실한 인수위 홈페이지
정보공개청구 기관임에도 접수창구 안내도 없어
10년 만의 인수위, 박근혜 인수위의 ‘불통’ 되풀이 우려돼

이러한 문제는 이미 10년 전 박근혜 정부 인수위에서도 출범한 지 2주가 지나도록 정보공개 접수처에 대한 안내가 부재했던 것과 닮아있다. 당시 인수위가 정보공개 대상 기관임에도 정보공개청구 접수창구 안내가 없다는 정보공개센터의 비판과 언론 보도 이후에 부랴부랴 팩스와 우편 접수 안내를 마련했던 사례가 있다. 박근혜 정부 인수위는 이후 접수된 정보공개청구에 대해서도 불통의 입장을 고수했으며 이러한 태도는 박근혜 정부 출범 후에도 지속되었다. 그 때문에 윤 당선인의 인수위가 정보공개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차기 정부의 투명성 부분에 심각한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인수위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수위원회에서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현판식을 하고 있다. 2022.03.18. ⓒ뉴시스

현재까지 윤 당선인의 인수위에 정보공개를 청구하기 위해서는 그나마 알 수 있는 인수위 주소로 우편 등기를 접수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이에 정보공개센터는 인수위의 기본적인 인적 구성을 확인할 수 있는 모든 위원회 구성과 명단에 대한 정보공개청구서를 우편 등기로 접수했다. 아직 답변 시기는 도래하지 않았지만, 모쪼록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성실하게 답변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현재 윤 당선인과 인수위의 활동이 취임 후 집무실 이전으로만 집중되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 인수위원회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만을 논의하는 곳이 아니다. 차기 정부의 정책 기조를 설정하고 관계 정부 부처와의 합의 과정을 통해 대통령직 인수를 준비하는 곳이며 이러한 인수위의 활동은 추후 윤석열 정부 출범과 연속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인수위 활동부터 투명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또한 국민들과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알고자 하는 정보는 언제라도 요구할 수 있는 창구, 즉 정보공개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

윤 당선인이 강조하는 국민과의 소통은 투명한 정보공개 없이는 제대로 소통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차기 정부 정책과 관련된 투명한 정보공개가 우선되어야 이에 대한 국민의 의견수렴이 가능해지고 이를 토대로 사회적 합의를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조민지 사무국장

정보공개센터는 민중의소리 '공개사유'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