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정보가 알고 싶다] 권력감시 데이터 사이트 '오픈와치' 문 열다
지방의원,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의 정보를 공개하고 이들의 권력을 감시하기 위한 데이터 사이트 오픈와치(openwatch.kr)가 문을 열었습니다.
부패한 권력이 장악하는 사회에서는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실현되기 어렵습니다.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고 더 나은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그늘에 숨겨진 권력자들의 정보를 발굴하고 지켜보며 문제를 제기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오픈와치는 데이터를 통한 권력 감시 프로젝트로, 권력과 책임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 이력을 가지고 있는지, 누가 그들을 지지하고 자금을 후원하는지, 그들이 어떤 집단의 이익이 대표하는지 추적하고자 합니다.
본 사이트에서는 우리가 투표를 통해 선출하는 지방의원과 국회의원들의 정보, 그리고 국회의원과 선거 후보자들의 정치후원금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오픈와치에서 수집한 모든 데이터는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셋(DATASET)과 API형태로도 제공됩니다.
시민들이 함께 모은 지방의회 의원들의 데이터
우리는 4년에 한 번씩 이루어지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지자체의 장뿐 아니라 지자체 의회에서 주민들을 대표할 광역시도의원과 기초시군구 의원을 선출합니다. 2022년 시행된 제8회 동시지방선거에서는 총 3860명의 사람들이 지방의원으로 선출된 바 있습니다.
지방의원은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에 비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눈에 띄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지역 주민들의 민의를 대표해 지자체의 예산을 어디에 쓸지 결정하고, 행정이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지 행정사무를 감사하고, 지자체의 법안인 조례를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지방의회 의원들의 데이터는 각 지자체 의회에서 개별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전국 지방의원들의 정보를 통합적으로 살펴보기 위해서는 지자체에 흩어진 정보를 한데 모아 수집하고 정제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오픈와치에서는 7대 기초의원 및 8대 기초/광역 의원들에 대한 상세 이력 정보와 이들의 겸직 현황, 이해충돌방지법 시행과 함께 올해부터 제출하는 임기 이전 3년 동안의 민간업무활동내역, 소속 의회에서 비위를 일으켜 징계를 받은 징계 현황 정보를 제공합니다.
지방의원들의 상세 이력과 민간업무활동내역을 분석하면 정당 이외에도 지역 내 특정 학벌, 종친, 봉사단체 활동 등 지역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들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나아가 토호 세력의 형성이나 공직 수행 시 이해충돌의 가능성을 감시하고 이들이 대표하는 집단이 누구인지 시민들이 직접 판단할 수 있습니다.
지방의원 징계데이터의 경우, 징계 의결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해당 사건이 보도되어 알려지지 않으면 시민들이 징계 사유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데이터가 될 수 있습니다. 의원들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제대로 된 징계를 받고 있는지 확인하고, 비위를 저지른 의원들이 다시 대표로서 선출되지 않도록 감시할 수 있습니다.
국회의원의 재산 신고 내역과 표결 현황 등 데이터
오픈와치에서는 18대~21대 국회의원에 대한 기본정보와 인적사항을 제공하는 한편, 정보공개센터에서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정제해 공개한 20대~21대 국회의원의 재산내역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국회의원 기본정보는 열린국회정보 api 역대국회의원 인적사항, 현직 국회의원 인적사항api, 헌정회에서 제공하는역대 국회의원 현황 api의 정보를 결합해 최대한 자세한 이력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으며, 상세 프로필 정보는 9월 중 공개예정입니다.
국회의원의 재산 정보는 의원 활동을 통해 얻은 정보를 개인이나 가족의 재산 증식에 이용하지 않는지, 건물이나 주식 소유와 관련해 정책에 이해관계가 개입될 여지가 있는지 등 공직자로서의 책무성을 검증하기 위한 주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오픈와치에서는 또한 이들의 이력과 재산이 의원 활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기 위해 의원별 법안투표 내역 및 법안 정보를 함께 제공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우리가 뽑은 의원들이 누구의 이해를 대변하는지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회의원 및 선거후보자 정치후원금 데이터
정당이나 국회의원, 공직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은 정치 활동을 위해 정치자금을 모집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에게 후원금을 기부하는 '정치후원금' 제도의 경우, 2004년 법 개정을 통해 독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단체의 후원은 금지하고, 개인의 소액다수의 후원금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치자금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연간 300만 원(대통령후보자등 후원회·대통령선거경선후보자후원회는 500만 원)을 초과하여 정치자금을 기부한 자의 기부금액과 인적사항을 공개하고 있으며, 누구든지 타인의 명의나 가명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오픈와치는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에서 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공개청구하여 수집한 2008년~2021년까지 14년 치의 국회의원의 연도별 후원금 모금 총액과 고액후원자 명단, 2012년~2022년까지의 대통령선거 후보자의 후원금 총액 및 고액후원자 명단, 그리고 지난 2022년 제8회동시지방선거 당시 후보자들의 후원금 총액 및 고액후원자 명단을 제공합니다.
해당 데이터를 활용해 시민들은 지역구의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 대통령 등 정치인들이 고액후원자에게 특혜를 주거나 부당한 법안을 내지는 않았는지 감시하고 추적할 수 있습니다. 2022년 고액후원자 명단을 분석한 시사저널의 보도에서는 국토위 소속 국회의원들이 대형 건축사무소나 국토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건설사로부터 후원을 받은 내역을 조사해 이해충돌 가능성을 문제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정보를 잘 알고 있는 시민들이 민주주의의 힘
오픈와치는 앞으로 선출직 권력에 대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나갈 예정입니다. 발언권과 정책 결정의 권한을 가진 권력에 대한 데이터를 누구나 보고, 활용할 수 있다면 주요 언론의 관심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도 각 지역의 정보를 그 구성원들이 직접 확인하고, 각계각층의 연구자/언론인/시민들이 문제를 발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사이트의 오픈을 기념해 10월 20일까지 오픈와치 데이터 분석 콘텐츠 및 api 활용 아이디어에 대한 공모전이 진행됩니다. 모든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으며 지방의회가 우리 지역의 인구 구성을 잘 대표하고 있는지, 국회의원의 고액후원 비율과 산업적 이해가 연관성을 갖는지, 오픈와치에서 제공하는 api를 활용해 지역 정치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무엇일지 등등 주제를 넘나드는 다양한 이야기와 상상을 기다립니다.
▶오픈와치 사이트 바로가기
▶오픈와치 데이터 공모전 참여하기
*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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