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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기적의 오디션'에 1억7천6백만원 제작지원?!

opengirok 2011. 7. 26. 16:08


요즘  텔레비전을 보면 공중파방송부터 케이블까지 서바이벌프로그램 방송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케이블에서 시작한 '슈퍼스타K'가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누리면서 공중파방송사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서바이벌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MBC의 '나는 가수다'와 KBS의 '불후의 명곡', 'TOP밴드', '도전자' 그리고 SBS의 '기적의 오디션'. 또 'K팝 스타' 도 준비중에 있다고 하는데요.


저도 '나는 가수다'를 즐겨보는 편이지만 방송이 너무 경쟁구도로만 가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되.는.방.송', '먹어주는 방송'만 하려다 보니까 공익이나 휴먼이나 다큐를 다루는 방송은 앞으로 더 만들기 힘들어 지겠지요. 이런 추세는 종편이후에 더 심각해질 거 같습니다.



얼마전 SBS의 '기적의 오디션'을 보다가  이상한 걸 발견했는데요. 방송이 끝날 무렵 제작지원을 해준 곳에 대한 소개가 나오는데 현대자동차, 하나투어 등 회사이름들 가운데 떡하니 '통일부'가 있었습니다.


<SBS '기적의 오디션'>


통일부가 '기적의 오디션'을 왜 지원하지? 의문이 들어 2008년부터 현재까지 통일부가 방송제작에 지원한 현황에 대해 정보공개청구해 보았습니다.




통일부에서는 2008년~2010년 동안은 방송제작지원을 한 내용은 없으며 2011년 '기적의 오디션'에 1억7천6백만원을 지원했다고 하는데요. 지원취지가 꿈을 이뤄나가는 과정을 담은 이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통일관련 주제를 담아 국민들이 통일문제를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관심을 보이게 함이라고 합니다. 


제가 이 프로그램을 항상 본 것은 아니지만 연기자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통일문제를 어떻게 다룰 수 있을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전쟁과 관련된 연기를 하면 통일문제를 다루는 것을까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오디션지원자 한명당 주어진 짧은 시간동안, 심사위원들이 독설평가를 하는 시간동안 어떻게 통일을 이야기를 한다는 건지...


정보공개센터는 예전에도 중앙부처의 방송제작지원에 관한 정보공개청구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당시에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저출산 및 육아에 대한 긍정적 가치관 함양을 위해 미혼남녀의  결혼생활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 네쌍둥이가 출현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우리 결혼했어요' 라는 프로그램에 600만원을 투자했던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에도 몇분안되는 네쌍둥이 출현에 너무 많은 예산을 억지로 지원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통일부에서 '기적의 오디션'에 1억6천7백만원이라는 예산을 제작지원한 것은 그저 황당하기만 합니다.


물론 좋은 방송에, 의미있는 방송에 제작지원을 한다면 그것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요.
방송을 통해 국민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전혀 관련이 없는 프로그램에 억지로 껴맞추기 식으로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여러분도 방송프로그램한편이 끝날 때마다 어디에서 지원했는지 관심있게 보세요.
중앙부처를 비롯, 각 지자체에서도 방송제작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데 얼마나 연관이 있는지, 꼭 지원이 필요한 부분인 건지 찬찬히 보시고 이상하다 싶은 것이 있으면 문제제기 해야죠. 그리고 말도 안되는 방송제작지원비가 정말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게 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