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개센터는 그간 한미 FTA를 사례로 외교통상부의 정보 폐쇄성을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요, 오늘은 외교통상부의 이상한(!) 정보목록을 한 번 더 강조하려고 합니다.
공공기관들은 생산된 정보의 목록을 작성하고 그 목록을 공개하게 되어있습니다. 원래 정보목록에는 최소한 ①문서제목 ②문서번호 ③등록일 ④담당부서 ⑤등록/접수를 나타내는 등록구분 ⑥담당자(기안자) ⑦단위과제명 ⑧공개/비공개 ⑨보존기간의 항목을 포함해 작성하도록 권고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외교통상부는 정보공개목록이라는 이름의 이상한 목록을 공개하고 있었습니다. 한 번 정상적인 정보목록과 외교통상부의 ‘정보공개목록’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아래 정보목록은 위 항목뿐만 아니라 가능한 정보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행정안전부의 정상적인 정보목록(2011년 11월)입니다.
다음은 외교통상부의 이상한(!) 정보공개목록(2011년 11월)입니다.
보시다시피 외교통상부의 정보목록은 행정안전부의 정보목록과 좀 다릅니다. 우선 문서생산일자, 문서제목, 문서번호, 담당자, 보존기간, 공개여부 6가지의 항목으로 정보목록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등록구분과 단위과제명은 누락되어 있습니다. 등록구분이 빠지면 외교통상부에서 생산한 등록한 문서인지, 타 기관으로부터 접수된 문서인지 구분 할 수가 없습니다. 단위과제는 해당 정보가 가지는 업무성격과 분류를 나타내는 정보입니다.
또한 이상한 부분이 하나 더 있는데요, 바로 정보목록에 들어있는 정보들이 모두 공개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외교통상부는 정보공개가 가장 까다로운 공공기관 중 하나 인데 왜 모두 공개로 설정 되어 있을까요? 또 잘 살펴보니 외교통상부가 2011년 12월 한 달 동안 생산한 문서가 고작 84건 밖에 되지 않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경우 지난 2011년 11월에 생산한 문서가 무려 18989건, 행정안전부의 경우에는 24149 건 이었습니다. 그런데 외교통상부는 고작 84건 이라니! 어째서 이런 걸까요?
게시판을 살펴보니 외교통상부는 정보목록 자체를 공개로 설정한 정들로만 구성해서 올리고 있었네요. 비공개로 설정된 정보는 정보목록에서 아예 누락시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름도 정보공개목록입니다. 이 문제는 얼핏 보면 ‘공공기관이 목록하나를 어떤 형식으로 공개하는 가’ 정도의 가벼운 문제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정보목록은 그 자체가 공공기관이 어떤 정보를 생산했는지 나타내는 중요한 정보입니다. 그리고 또한 정보목록 상에 비공개 정보는 특정정보가 비공개로 설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하나의 정보입니다. 이 정보 역시 국민들이 알 권리가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 권리는 정보공개법으로 보장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외교통상부가 임의대로 정보목록을 편집하고 그것이 생산하고 보유한 정보의 전부인 것처럼 공개하고 있습니다. 외교통상부의 이러한 태도는 가히 기만적이라고 할 만 합니다. 이대로는 외교통상부의 실질적으로 어떤 일을 했는지, 얼마나 많은 정보와 기록을 생산했는지 조차도 국민들은 파악할 수도 없습니다.
실익없는 자원외교와 굴욕적인 한미FTA 협상 등 한국외교역량에 대한 비판과 국민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습니다. 외교역량을 높이고 국민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투명한 정보공개. 즉 자발적인 공개와 그로인해 가능한 국민들의 감시와 평가. 이것이 답은 아닐까요? 2012년에는 외교통상부가 부디 답을 찾기 바랍니다.
외교통상부 2011년 11월 '정보공개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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