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활동/서교동 칼럼

정보공개청구와 관련되어 힘들었던 질문들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10. 23. 17:34


가끔 정보공개청구와 탐사보도라는 제목으로 언론인들에게 강의를 할 때가 있다. 처음 강의를 시작 할 때만 해도, 언론인들이 정보공개청구를 신청하는 것은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요즘은 언론인들이 적극적으로 정보공개청구를 신청 하는 모습을 보면 매우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언론인들이 시민의 눈높이에서 정보를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온갖 불합리한 것들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의를 처음 시작 할 때만 해도 나를 당황스럽게 했던 몇 가지 질문들이 있다. 지금도 가끔 이런 질문들을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지금도 매우 답변하기가 어렵다. 그 질문들을 몇 가지 정리해본다.

  지역 기자들이 많이 하는 질문

“이 동네는 좁아서 안면을 다 아는데, 우예 안면 받치게 정보공개청구를 합니껴(경상도)”

  상당히 곤란한 질문이다. 처음에는 그럴수록 더 원칙적으로 해야 한다는 강변을 했지만 잘 통하지 않는다. 사실 인구 몇 만의 도시에서 한 다리 건너면 친척인데, 정보공개청구를 하기는 쉽지 않다. 요즘은 도 단위로 지역현안과 관련된 정보공개청구를 하라고 말씀을 드린다.

  우리사회만의 특별한 문화이다. 안면이 있으니까 정보공개청구를 하면 더욱 반가울 것 같은데, 아직은 그 반대로 생각하는 공직자가 많다는 증거이다.

  경력 오래된 기자들이 많이 하는 질문

“머 술 한잔 하고, 자료 달라고 하면 다주는데 번거롭게 정보공개청구를 왜 합니까?”

  이 질문 상당히 괴롭다. 한 참을 고민하다, 술 한잔 하고 못 받는 기록을 정보공개청구하시라고 답변한다. 그러나 시민들의 시각으로 정보를 찾으라는 말을 꼭 드리고 싶다. 기자는 술 먹고 받아야 할 기록들도 있지만, 정보공개청구로 받을 기록들도 수없이 있다.

  정치부 기자들이 많이 하는 질문

국회의원한테 부탁하면 자료 다 주는데요. 정보공개청구 하면 힘들지 않습니까?

  가장 힘든 질문이다. 국회의원 의원들은 ‘국회에서의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률’로 일부 비밀기록을 제외하고는 비공개대상정보 까지 취득할 수 있다. 이런 기록을 기자들에게 많이 주기 때문에 굉장히 고급정보를 얻을 수 있다.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이 가지는 일종의 특권인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함정은 있다. 공무원들도 국회의원들이 요구하는 자료를 정확히 안주는 경우도 많이 있다. 또한 요청 자료가 대부분 통계자료라 정확한 기록을 입수하기 힘들다. 하지만 무엇보다 많은 요청을 하기가 힘들다. 정보공개청구는 범위와 회수에 제한이 없어 언제든지 청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다음에는 정보공개청구로 몰랐던 사실을 밝혀 낸 것을 써보도록 하겠다.

 
정보공개센터  전진한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