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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대한민국?한참멀었다!- 장애인고용부담금 현황살펴보니

opengirok 2010. 12. 2. 17:23

얼마전  텔레비전에서 사진을 찍는 시각장애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방송해준 적이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이라면 앞을 못보는 건데 어떻게 사진을 찍는 다는 건지 이해되지 않았었죠. 사진기는 렌즈에 들어오는 세상을 담는 거니까요. 구도도 맞아야 하고, 빛에 노출되는 정도도 알아야 하는 건데 시각장애인이 사진을 찍는 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뉴시스>


그리고 금새 제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죠. 
그분들은 소리로, 촉각으로, 냄새로 사진을 찍습니다. 옆에서 누군가가 도와주기도 하지만 혼자 스스로 연신 셔터를 눌러 가장 잘 나왔을 법한 사진을 고릅니다. 그리고 마음으로 사진을 봅니다.
저에겐 굉장한 충격이었습니다. 평소에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따위는 없다고 생각해왔는데 어느새 저도 모르게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는 걸 알았죠.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왔지만 저도 어느새 비장애인의 눈으로 편견을 가졌던 겁니다.  그래서 시각장애인이 사진을 찍는 게  이상하고, 지차장애인이 차를 운전하는게 이상하고, 뇌성마비장애인이 공예품을 만드는 것을 대단하다고 생각했죠. 비장애인들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건데도 말입니다.


이건 노동의 현장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장애인의 인권보장을 말하면서도 장애때문에 '이런 일은 못할 거야, 저런 일은 어울리지 않아.'라고 생각하고 장애인은 그저 보호가 필요할 뿐이지 노동할 수 없다고 치부해버리는 게 아직까지 우리 사회의 현실입니다.


그래서 장애인의무고용제도라는 것이 있습니다. 장애인의 노동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 의무적으로 일정 수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사업주에게 의무적으로 장애인을 고용하도록 하는 제도인데요. 이 의무고용을 다하지 못한 사업주는 매년 노동부장관에게 장애인고용부담금을 신고ㆍ납부해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다음과 같습니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 정원의 3%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상시 근로자의 3%
민간기업: 상시근로자의 2.3%


얼마전 고용노동부에서 장애인의무고용률 현황을 공개하면서 공공기관의 의무고용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했었습니다. 특채파문이 있었던 외통부의 경우 중앙정부기관 중 장애인의무고용률이 꼴지더군요.

장애인의무고용 미이행 현황과 고용부담금 현황에 대한 정보공개청구해보았습니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의 의무고용 미이행 현황을 보니 조금씩 건 수가 줄어 들고 있기는 하지만 2009년에만 300인이상의 사업장이 1,809개, 300인 미만이 8,543개였습니다. 연도별 부담금 징수결정액을 보면 2006년도에 1,399억여원/ 2007년에 1,567억여원/ 2008년에 1,512억여원/ 2009년도에 1,517억여원이었습니다. 이 중 미수납된 액수를 보면 2006년에 35억여원/ 2007년도에 4억여원/ 2008년도에 75억여원/ 2009년도에 41억여원입니다.



기획재정부에서 공개하고 있는 각 부처의 '부담금 운용종합보고서' 에 미수납액을 지역별로 비교한 자료가 있는데요. (단위/ 백만원)





지역별로 비교해보니 2009년도에만 서울남부지역이 519억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서울이 461억, 경기가 214억여원이었습니다. 2007년, 2008년 누계액을 보아도 서울남부지역이 가장 많았네요. 부담금 징수를 많이 했다는 것은 그만큼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았다는 겁니다.
부담금이 징수가 많은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사업장이 많을 수도 있겠지만요.




장애인을 고용하느니 부담금을 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업장이 많습니다. 일하는 속도가 조금 더디고, 대화하는데 조금 불편한 것을 참느니 부담금을 내버리는게 속편하다는 거겠지요.  


오래 전 노들장애인야학의 박경석 교장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장애인의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을 때 함게 들은 적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차차차가 필요하다고 하시더군요. '차.차.차'가 뭔고 하니,, 차이가 차별이 되는 세상을 차버리자! 라고 합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차이가 있는 것이지, 그것을 차별이 되는 세상이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먹고, 사람들을 만나고, 공부를 하고, 살아가는 것에는 아무런 조건이 있으면 안됩니다. 노동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담금 조금 내면 그만이지 하는 생각보다 조금 더디게 가고, 불편하더라도 함께 가는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차차차할 수 있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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