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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경찰은 희망버스의 승객들과 김진숙을 떼어놓나?

opengirok 2011. 8. 12. 16:51

 

지난 7월 30일 3차 희망버스가 전국 각지에서 부산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김진숙 지도위원을 만나러 3차 희망버스에 몸을 실은 희망승객들은 1·2차 희망버스 이후 점점 더 늘어나 1만 5천 명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1차 희망버스는 노조원과 희망버스 승객들이 한진중공업 앞으로 진입하고 김진숙 지도위원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85호 크레인 아래 집결하기 위해 이동하는 동안 경찰 및 용역들이 이를 저지하려는 과정에서 노조원과 용역이 20명 가량 부상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85호 크레인 아래서는 평화롭게 집회를 가지고 해산했습니다.


2차 희망버스에서 경찰은 희망버스 참가자에게 물대포와 체루액을 분사하며 진압을 시도했다.(사진: 참세상)

희망버스 참가자에게 분사되는 물포와 체루액, 체루액의 농도가 너무 강해서 체루액을 맞은 참가자들은 통증을 호소했고 이정희 민주노동당대표와 몇몇은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다.
(사진: @geodaran, 트위터)


2차 희망버스에서는 1차 희망버스 승객 약 1000명에 비해 10배 가까이 늘어 전국 각지에서 약 10000명 가량이 부산에 모였습니다. 하지만 늘어난 승객만큼 경찰의 진압은 더욱 폭력적으로 변했습니다. 희망버스의 승객들이 부산역 광장에서 한 차례 집회를 가지고 한진중공업 방향으로 행진을 하려고 하자 경찰은 희망버스 승객들을 차단했습니다. 그리고 해산 명령을 내리고 물포와 체루액을 분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승객 약 40명을 연행했습니다.


3차 희망버스가 평화로울 수밖에 없었던 불길한 이유

지난 7월 30일 3차 희망버스는 2차 희망버스 때보다도 더 많은 15000명이 부산을 향했습니다. 일찍 도착한 희망버스의 승객들은 부산역 광장에서 오후 7시 경부터 집회를 했고 9시 경부터 영도의 한진중공업 방향으로 이동하려 했으나 이번엔 남포동에서 영도로 진입하는 영동대교 앞을 롯데백화점 방향의 왼쪽 인도는 보수단체가, 오른쪽 인도는 경찰이 사이좋게 나눠서 희망버스 승객뿐만 아니라 일반시민들의 통행까지도 막아서는 기이한 합동작전을 펼쳤습니다.


3차 희망버스 당시 희망버스 지지자의 멱살을 잡고 있는 보수단체 회원(사진: 유성호, 오마이뉴스)


특히 어버이연합회와 고엽제 전우회와 같은 보수단체 측은 목검을 들고 다니며 위협감을 조성했고, 인도뿐만 아니라 차도도 점거하고 멱살을 잡고 시비를 거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폭력적인 행동을 일삼았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인 보수단체들은 동원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도 했습니다.

또한 더 문제가 된 것은 계엄상황을 방불케 하는 경찰의 인권침해였습니다. 경찰은 영도대교와 부산대교 이후 한진중공업으로 가는 모든 길을 차벽과 전경들로 막아서고 주민등록상의 주소지를 확인하고 인근 주민들만 통행을 허가했습니다. 단순히 길만 차단한 것이 아니라 몇 겹으로 바리케이트를 치고 불법 검문을 벌였습니다. 경찰측은 집회는 물론 시민들의 통행의 자유를 침해한 것입니다.


3차 희망버스의 상황도. 언론보도에는 차벽과 경찰들의 바리케이트가 간략하게 보도되었지만 한진중공업과 통하는 모든 길과 좁은 골목까지 통제되었고 통행자들은 4-5회에 걸쳐 신분증을 제시해야 했다. 한진중공업 부분의 흰 여백은 모두 경찰이 빼곡하게 몇 겹의 바리케이트를 치고 있었다고 보면 된다.(그림: 한겨레)

경찰과 보수단체의 훼방에도 평화롭게 문화제를 진행한 3차 희망버스 승객들(사진: 유성호, 오마이뉴스)


결과적으로 희망버스 승객들은 집회 장소로 오기위해 또 경찰들과 실랑이를 벌여야 했고, 10-20분이면 올 수 있는 거리를 2~3시간 돌아서 와야만 했습니다. 그로인해 희망버스 집회는 김진숙 지도위원이 있는 85호 크레인, 한진중공업과 멀찌감치 떨어진 채로 더욱 평화롭게 집회를 진행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 경찰은 그렇게 무리를 해서라도 희망버스 참가자에게 85호 크레인을 보지 못하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왜 김진숙 지도위원은 희망버스 승객들을 만나면 안 되는 걸까요? 이와 같이 집회와 김진숙 지도위원이라는 농성자의 격리가 가져오는 효과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이런 통제는 누구의 요청이었을까요? 수상하고 은밀하지만 무척이나 공공연한 집회와 진압의 역학입니다.


경찰청이 정보공개에 따라 공개한 1차, 2차 희망버스 상황일지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