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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공정방송을 지양하는가?

opengirok 2012. 4. 13. 15:08

 MBC, KBS, YTN의 파업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선거를 기점으로 움직임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현재까지 방송3사는 공정방송과 낙하산인사반대, 언론의 자유를 외치며 파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411총선이 끝나자 KBS의 김인규사장선거방송에 투입된 사원들과 새노조의 파업을 비교하면서 “국민의 대표를 뽑는 총선에서 취재와 제작을 거부한 본부노조의 행동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KBS에 사장으로 돌아온 제가 소원했던 것은 KBS가 정치권력이나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진정한 공영방송이 될 수 있도록 그 기틀을 마련해야겠다는 것”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김인규사장의 행보가 그랬다면 새노조가 파업하는 일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KBS 홈페이지를 보면,

 

 

 


 

' 국가기간방송 KBS는 방송법 제43조 제1항에서 명시하고 있듯이 공정하고 건전한 방송문화를 정착시키고 국내외 방송을 효율적으로 실시하기 위하여 설립되었다.

공영방송으로서 KBS는 사회환경 감시 및 비판, 여론형성, 민족문화창달이라는 언론의 기본적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모든 시청자가 지역과 주변여건에 관계없이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무료 보편적 서비스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KBS는 내부혁신을 바탕으로 고품위 고품격 프로그램을 제작하는데 모든 역량을 결집하고 있으며, 이렇게 제작된 프로그램들은 국내는 물론 전세계 곳곳으로 방송함으로써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한편, 한국문화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있다. '라고 설립의 목적을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간 KBS가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했는지는 의문입니다.

내부혁신을 바탕으로 고품위고품격프로그램을 제작한다는 KBS가 이승만, 백선엽을 주인공으로한 다큐를 제작하면서 독재정권과 친일파의 역사를 조명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은바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방심위에서는 백선엽씨 관련 다큐멘터리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 때 많은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문제없음’이란 결론을 내렸습니다.

 

 

최근에  해방공간 전후로 중국에서 활약한 음악가 정율성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를 제작하기도 했는데요. 이번에는 보수진영에서 정율성의 사회주의 투신 이력을 문제 삼으면서 해당 프로그램의 공정성위반여부를 방심위에서 한국방송학회의 의견을 물어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백선엽관련 다큐에 '문제없음'이라는 결론을 내린 방심위가 이번에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합니다.

 

 

원자력과 관련한 다큐도  한국원전의 문제점, 위험성 등을 비롯한 반대입장의 내용없이 한국원전의 발전을 찬양하기만 하는 편향적 프로그램이라는 비판도 있었구요.

 

 

<KBS홈페이지 갈무리 ' 원자력, 그 도전과 응전의 역사'>

 

 

해당 프로그램들의 제작비를 정보공개청구해보니 이승만대통령다큐에 5억6천여만원, 원자력다큐에 1억2천여만원 백선엽관련다큐에 1억여원, 음악가 정율성다큐에 7천여만원을 사용했습니다.  방송을 제작하는 관계자 분들은 별로 큰 액수가 아니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KBS에 수신료를 납부하고 있는 한 시민으로 봤을 때 결코 적은 제작비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게다가 수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방송이 독재정권과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기 까지 한 사람을 옹호하고 편향적인 방송을 만들었다고 하니 수신료 내기가 아깝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KBS는 시청자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곳인만큼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경영정보를 공개하고 있다고 합니다. 더불어 공기업이기때문에 정보공개법에 준하여 정보공개의 의무를 가지는 기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정보공개청구해 보았습니다. 프로그램제작의 공정성문제, 새노조의 파업 등 여러가지 사안들이 있기때문에 경영진을 비롯한 이사회에서 어떤 논의를 하고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인데요.  경영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던 KBS의 답변은 다음과 같습니다.

 

 

 

회의록 일체가 공개될 경우 어떤 부분에서 업무의 공정한 수행을 침해한다는 건지,  KBS는 어떤 연구, 개발을 하고 있길래 현저한 지장을 줄 수 있어 공개할 수 없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런 부분이 있으면 개인정보를 삭제하거나 특별한 부분은 가리고서 부분공개를 할 수도 있는 것인데 이미 한참 지난 회의록까지 무조건 전부 비공개한 것은 이해되지 않구요.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것은 말뿐이었을까요? 생색만 내고 실제로는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게 KBS의 경영방침인가요?

 

 

KBS는 공정방송을 '지향'하는 곳인지, '지양'하는 곳인지 알쏭달쏭합니다.  

'공정하고 건전한 방송문화를 정착시키고 공영방송으로서 사회환경 감시 및 비판, 여론형성, 민족문화창달이라는 언론의 기본적 역할을 수행하겠다' 는 약속을 꼭 지켜 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