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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협정안 국무회의, 회의록 토의내용엔 “이견없음”네 글자 뿐?

opengirok 2012. 6. 13. 17:42


2011년 6월 3일. 한미FTA 새 비준 동의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기존에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던 비준안에 있던 번역오류내용을 수정하고, 미국측과 서한 형태로 교환한 추가협상 내용을 포함한 새 비준 동의안을 의결한 것이죠.

그리고 지난 2011년 11월 22일, 당시 한나라당은 비공개 회의를 열어 비준안을 국회에서 날치기통과시켰습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농업, 의료, 환경, 서비스, 노동, 금융, 교육, 제조업,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신자유주의를 위시한 미국의 제약을 받게 되었죠. 


경향신문 1면에 올라왔던 FTA 통과 국회의원 명단



국회에서 이 말도 안되는 비준안이 통과 된 당시 상황이야 우리가 방송과 언론으로 똑똑히 확인을 했는데요. 국무회의에서는 비준안이 어떻게 통과되었을까요?


이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국무회의 회의록을 정보공개청구를 했습니다. 


국무회의 회의록 작성 주관은 행정안전부가 하고 있는데요. 2010년~ 2011년도 국무회의록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하니 다음과 같이 공개를 했습니다.


그런데 공개된 회의록을 보니 기가막힐 따름입니다.


한마FTA 비준 동의안이 통과되었던 2011년 6월 3일 제 24회 국무회의는 국무총리 주재로 15분간 진행되었습니다.


당시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구요. 17명의 구성원중 12명이 참석, 이주호 교과부 장관, 김관진 국방부 장관, 정병국 문광부 장관, 맹형규 행안부 장관은 대리출석을 했습니다. 


당시 의안심의는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의 자유무역협장안<의안 제 892호, 외교통상부> ” 단 한 건이었는데요.

회의록을 보니 안건요약서가 십여줄 적혀있고, 이에 대한 토의는 “이견 없음” 단 네글자 뿐입니다. 



대한민국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중대한 내용을 결정하는 자리에서, 게다가 많은 국민들도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는 사안인데도 불구하고 대리참석자 포함 17명의 정부 장관들이 모여서 아무 의견도 없이 15분 만에 일사천리로 통과시켜버리다니요.


이럴꺼면 그 아침부터 국무회의는 뭐하러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모를 일이죠. 회의록에는 십여줄의 글과 이견없음이라는 간략하기 그지 없는 토의내용이 실려 있지만 당시 회의장은 이야기가 활발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국무회의를 회의록으로만 남기다 보니 이런 상세한 정황을 알 길이 전무합니다, 


현재 국무회의는 회의록으로만 작성되고 있습니다. 속기록이나 녹음기록 등으로 작성된다면 기침소리까지 기록이 되겠지만 회의록은 우리가 살펴본 회의록처럼 간략한 작성이 가능하다 보니 의사진행 내용을 모두 알 수 없습니다. 

2009년, 이명박 대통령은 국무회의 속기록을 의무화 하겠다고 했지만 대통령 주재 회의만 해당시켰을 뿐 전체 국무회의에는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이견없음” 단 네글자로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한미FTA,

한나라당(현재 새누리당)의 파행으로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된 한미FTA.


이렇게 한미FTA는 도둑처럼 갑자기 우리에게 와버렸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을 통과시킨 사람들을 똑똑히 기억하는 것이겠죠.


기억하고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투표로 되돌려 주겠습니다. 


공개한 자료는 파일로 첨부합니다, 참고하세요.



제24회 국무회의록(110603-시행).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