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활동/활동소식

<더 만난 에너지> 하승우 님.

opengirok 2014. 6. 18. 15:24


까칠하고 대마왕이라고 불리는 그!

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그 누구보다 함께하는 삶에 대한 고민을 하는 따뜻한 사람이란걸 느꼈다. 

빨리 인터뷰를 끝내고 당장 함께 술 한잔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매력적인 그!

정보공개센터의 오랜 회원인 하승우회원님을 만나보았다. 



그대의 이름은 하승우! 처음 본 사람들에게 어떻게 소개하는가?


예전 동지들은 '까칠한 로맨티스트'라 불렀음. 근데 요즘은 로맨스가 빠지고 까칠함만 남았다는 평가를 받음. 예전 세미나나 논문 때 같이 공부하던 친구들은 하도 달달 볶고 바닥을 드러내게 만듣다고 해서 대마왕이라고 불렀음. ㅋ


ㅎㅎ 까칠과 로맨티스트,, 뭔가 나쁜남자 느낌이랄까? ㅎ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은 어떠한가? (까칠 혹은 대마왕에 불만은 없는가?) ㅎ


글쎄. 첨엔 좀 예쁘고 아기자기한 별명이 어울린다고 생각했으나. 푸헐.  예전엔 좀 나쁜 남자였고 성격의 기복도 심해 사람 사귀기가 쉽지 않았다. 낯가림도 심하고. 하지만 사람이 되고싶다는 열망으로 버티며 조금씩 인간개조를 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나는 자아가 아주 강한 사람, 까칠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뭔가 하지 않으면 쪽팔려서. 미안하다. 풀뿌리계에 있으며 수다가 좀 심해졌다.


같이 '버티며' 살고 싶은 사람.. 뭔가 울림이 오는것 같다.  인터뷰 전 사전조사에서 하승우회원님은 풀뿌리 민주주의와 관련하여 강연도 많이 하며,  현재는 땡땡책협동조합에서 활동한다고 들었다. 궁금한게 많다. 하나씩 물어보겠다. 

땡땡책협동조합. 이름만 들어도 궁금증이 확 땡긴다~ 어떤 협동조합인건가?


1978년에 만들어진 양서협동조합이 땡땡책의 모델이다. 영화 변호인의 부림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이 양서협동조합 조합원들이다. 당시 구하긴 힘든 사회과학서적들을 돌려보며 사회의식을 길렀던 곳이다. 그런데 양서라고 하니 지명을 떠올려 좋은책협동조합이라 부르려 했는데 왜 좋은 책만 읽어야 하냐며 반발하는 사람들이 있어 다음에 정하자고 00이라 비워뒀다. 근데 이말이 입에 짝짝 붙어 그냥 땡땡책이라 부르기로 했다. 우리 조합원을 부르는 정식명칭은 땡땡이이다. 일중독사회에서 아주 바람직한 호칭이라 자랑스럽다.


ㅎㅎ 실로 땡땡책협동조합의 행사나 모임이름이 기발하다. 얼마전 있었던 응원주점은 주(酒)책(冊)바가지 였다. 그리고 얼마 전 밀양송전탑 행정대집행에 반대하는 행동으로 광화문에서 '밀양에서 살다'라는 책을 읽는 행동독서회를 했다. 이런 아이디어 정말 활동가로써 탐난다. 땡땡책협동조합의 이런 독특한 아이디어의 원천은 어디서 나온다고 생각하는가?


그 아이디어들은 모두 다른 땡땡이들의 머리에서 나왔다. 땡땡책에서 땡땡이들은 평소에 하고 싶었던 얘기들을 막 던질수 있다(때론 알콜의 힘을 빌려서. 땡땡책은 뒷풀이가 의무이다. 쿨럭) 막 던지면 다른 땡땡이들이 막 부추긴다. 그리고 실제로 그 일이 되게끔 일을 나눈다. 자발적으로. 그러다보니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많다.

주점이나 행동독서회 모두 누군가의 가벼운 제안에서 시작되었고 그 일을 다 분담하고 기꺼이 맡았다.


▲ 얼마 전 열린 땡땡책협동조합의 행동독서회(출처:땡땡책협동조합 전유미님 페이스북)


땡땡이들의 수다~, 언제한번 꼭 참여하고 싶어진다. 누군가의 가벼운 제안에서 시작되고 각자가 그 일을 분담하고 행동하는 것. 어떠한 조직의 수직구조에 익숙(?)해져 버린 우리 사회에서는 이런 과정들이 새로울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런 땡땡책에 모인사람들은 어떻게 모였고, 땡땡책을 어떠한 계기로 만들어 졌는지 궁금하다. 궁금한 것 또 하나 협동조합으로 만든 이유도 궁금하다!


땡땡책의 기원은 명동의 천주교인권위원회 회의실을 공짜로 빌려서 했던 아나키즘 공부모임이었다. 같이 공부하고 얘기 나누다 보니 서로 살뜰해져서 모임이 끝나고 난 뒤에 뒤풀이를 가졌다. 그날 못온 사람이 뒤풀이 다시 하자고 하고 또 못온 사람이 또 하자 그러고. 그러다 이럴바엔 지속적으로 모일 틀을 만들자 싶어 양서협동조합 모델을 빌려왔다. 협동조합이라는 말을 붙이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리고 아나키스트들이 자치와 자급의 기반으로 삼았던 것이 협동조합이기도 했다. 앎과 삶의 괴리를 극복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것 같다. 모인 사람들은 대부분 페친이다. 페친을 중심으로 아는 사람들이 엮이면서 초기 멤버가 구성되었다. 담에 꼭 한번 참여하시라. 뒤풀이에만 오셔도 ㅋ


(ㅎㅎㅎ 기대된다. 뒤풀이 완전 좋아하는 1인! ㅎㅎ) 땡땡책 협동조합에서는 공부모임 뿐만 아니라, 책까지 출간하고 있다. 지난 탈핵집회에 정보공개센터의 '누크노크'와 함께 판매했던 '후쿠시마에서 살아간다'라는 책이 생각난다. 주로 어떤 책들을 만드는지...?


땡땡책이 전문출판사는 아니고 소책자 발간을 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책이고 지금 나와야 하는 책인데 상업적인 이유로 나오지 못하는 팜플릿들을 계속 만들 예정이다. 소책자 1호가 전기는 눈물을 타고 흐른다로 pdf로 만들어 웹상에 무료로 뿌렸다. 2호가 후쿠시마에서 살아간다이고,3호가 다음주에 발간될 예정이다. 유성기업과 노조깨기라는 노동운동탄압 현실을 다룬 소책자이다. 유성기업노동자 이야기, 유성노조를 돈받고 파괴했던 창조컨설팅 이야기, 창조컨설팅에게 당했던 다른 노조 이야기, 희망버스 이야기, 유성철탑농성을 바라보는 지역사회 이야기 등이 담긴 책자이다. 출판노동자들이 직접 편집하고 디자인하는 고퀄 소책자를 싼 가격에 배포하는 것이 목적이다.



▲ 탈핵집회에서 판매된 정보공개센터의 '누크노크'와 땡땡책협동조합의 '후쿠시마에서 살아간다'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책을 만드는 땡땡이들 멋지다! 앞으로 나오는 땡땡책의 소책자가 기대된다!! 아쉽지만 땡땡이들의 이야기는 뒤로하고 옥천의 이야기를 해보자. 얼마 전 옥천으로 이사를 갔다. 옥천의 어떤 매력에 빠진건가?? ㅋ


옥천은 한국의 딱 중앙이다. 그래서 안전하다. 얼마 전 동학의 해월 최시형 선생이 방포령을 내리고 살던 집에 갔는데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다. 한국에서 천년여왕이 출현한다면 그곳은 바로 옥천이다. ㅋ 그런 것도 있고 옥천은 식수원이라 개발이 제한되어 있다. 그리고 옥천신문이라는 26년된 지역신문이 있고 농민회의 힘도 강하다. 안남면지역발전위원회는 주민들의 자치조직이고, 친환경농업인들의 로컬푸드기업인 옥천살림, 지역 내 다양한 단체들의 네트워크인 옥천순환경제공동체도 있다. 그런 기운들도 있고 지방에 강의 갈 때마다 지역전문가를 여기서 키워야 한다고 말했는데 어느날 그게 대개 당위적이고 공허한 말이란 걸 깨달았다. 그래서 내가 말한 걸 지키려면 수도권을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풀뿌리운동의 본산(?)인 느낌이다. 수도권에 살다 지역으로 이사했는데. 불편한 점이나, 가족들의 불만은 없는가??


불편한 점은 거의 없다. 가족들도 아주 좋아한다. 단독주택이라 내가 집을 비우면 불안해하고 벌레가 든다는 점만 빼면. ㅎㅎ 가장 큰 어려움은 일자리이다. 나는 백수이고 돈을 벌기 위해 여기저기 강의를 다닌다. 근데 한국에서 가장 교통이 편한 곳은 서울이다. 지방에서 지방으로 다니는 건 너무 힘들다. 그외엔 같이 내려간 가구가 있어 자주 만나 먹고 마시고 텃밭에 마당에 아주 호사를 누리며 산다.



▲ 옥천의 모습과 옥천살림꾸러미(출처:하승우님 페이스북)


서울의 많은 아파트와 주택을 보면 답답함 느낌이 든다. 반면에 옥천의 좋은 사람들과 가족! 좋은 기운들과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공간까지!! 부럽다. 요즘은 수도권에서도 마을공동체, 풀뿌리 운동을 활성화 시키려는 노력이 보이고 있다. 풀뿌리운동에 있어서 절대 놓쳐서는 안될것 한가지만 말해달라!(일명, 원포인트 강의?..... ㅎㅎ)


주민주체다. 다양한 주민들이 산다는 걸 전제로 역량강화 전략을 주민들과 함께 짜아 한다. 위해서가 아니라 함께. 시끌벅쩍하고 때론 갈등하면서. 싸우고 잘 풀고 만나면서 우리의 범위가 확장되고 타자를 통해 우리의 민낯을 대면하게 된다. 그래야 주민이 자신을 자각하고 서로 힘을 모을 수 있다.


아, 왠지 풀뿌리 운동 뿐만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아가면서 꼭 명심하고 있어야하는 부분인것 같다. 그럼 이제 정보공개센터 이야기를 해볼까? 얼마 전 페이스북으로 후원하고 있는 단체를 몇몇 정리(?)하겠다고 했다. 그 중 살아남은 단체 정보공개센터!! 감사하다(꾸벅). 

하승우가 바라보는 정보공개센터는 어떤 단체인것 같나? 혹은 정보공개센터에 바라는 점?


음. 바라는. ^^ 얼마전 강성국 간사가 대박을 터뜨렸던 맛집지도처럼 공개된 정보를 입맛에 맞게 가공하는 역할이 활성화되면 좋겠다. 품이 많이 드는 작업이니 회원들과 함께하면 좋겠다. 활동가들이 과로하는 조직은 싫다.

바라볼 때는 특수관계의 단체에서 필요한 일을 하는 단체? 처음에는 하승수씨와의 개인적인 관계와 정보공개의 중요성이 반반이었지만 꾸준한 활동을 보며 소금같은 조직이라 느꼈다.

전면에 등장하진 않지만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는. 그리고 정부운영체계의 변화와 같은 거시적인 변화를 모색하는 것도 좋고 얼마전 조민지 간사의 도서관 관련 정리도 인상적이었다. 영역이 확대되는만큼 집중해서 끝장을 보는 활동도 있음 좋겠다.


오호호호, 이런 칭찬과 조언을 들으니 힘이 불끈불끈 난다!! 이쯤되면 정보공개센터 인터뷰의 공식질문이 들어간다. <정보공개는 "          "이다>라는 질문이다. 빈칸을 채워주고 그 이유도 함께 설명하자면?


이미 했다. 소금이다. 조금인 것 같지만 그것이 맛을 좌우한다.

정보공개없는 주민참여는 간안된 국이다.


정보공개가 세상의 소금역할을 더 잘하도록 센터도 더욱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활동해야겠다!! 그리고 우리의 활동이 주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이제 인터뷰의 마무리 단계이다. 인터뷰 중 깜빡한 부분이나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혹시 있는가? ㅎ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 옥천으로 엠티를 오라는 회원의 요청이 무시되고 있다. 아니면 날을 달라. 옥천막걸리를 싸들고 사무실로 가겠다. ㅋ


학!!! 둘 다 추진해보도록 하겠다. 아시는진 모르겠지만, 정보공개센터는 역으로 막내의 힘이 아주 막강하기 때문이다. 옥천막걸리는 사무실에서 낮술로! 옥천으로 엠티는 지리산엠티 이후 추진될것 같아서 정확한 시기는 잘 모르겠지만,,,, 옥천으로의 엠티도 반드시 추진하겠다!! ㅎ


공약이 되지 않길 바란다ㅋ


이로써 옥천 막걸리와 엠티 결의!! 땅땅땅!!




마지막 질문이다! 하승우의 꿈은 무엇인가?


꿈은 양산박을 만드는 거다. 세상의 불온한 사람들이 모여 먹고 마시며 생활도 하고 가끔 관아도 약탈해서 사람들과 나누는. 홀로가 아니라 함께 다른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지역을 만드는 거다. ㅎ


아아, 함께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것, 그런 곳에서 살고 싶다!! 양심 없이 그런 곳을 만들면 초대해 달라고 하지 않겠다. 우리 모두 함께 그런 세상을 만들어 가보자!!!


좋다. 우린 동지다. ㅋ


ㅋㅋ 동지된 기념으로 조만간 일잔하기로 하면서,,,,,, 오늘의 인터뷰는 여기서 이만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