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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돈 120억이 횡령되는데, 감사원은 뭐했나?

opengirok 2009. 4. 23. 15:32


감사원은 ‘눈뜬 장님’인가?

나랏돈 12억이 횡령되는데, 감사원은 뭐했나?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하승수 소장
(제주대 법대 교수)


대통령 비서실 예산 12억5000만원이 횡령되었는데, 아무도 몰랐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정상문 전 비서관은 12억 5000만원의 특수활동비를 2005년부터 2007년 7월까지 6차례에 걸쳐서 횡령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한번에 1억5000만원, 2억원씩 빼내고 많게는 3억원도 빼냈습니다.

구속수감되는 정상문 전 비서관



그런데도 감사원은 이런 횡령사실을 적발해내지 못했습니다. 감사원이 매년 회계결산검사를 하게 되어 있는데도 말입니다.
우리나라 헌법 제99조에 의하면 감사원은 정부의 세입·세출의 결산을 매년 검사하여 대통령과 국회에 그 결과를 보고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에 따라 감사원은 매년 정부기관들에 대해 결산검사라는 것을 실시하고, 결산보고서를 작성합니다. 당연히 대통령 비서실도 결산검사 대상입니다.

그런데 대통령 비서실 예산에서 한번에 2억원 내외의 돈이 사라지는데도 감사원은 결산검사에서 이런 사실을 적발해내지 못했습니다. 감사원의 2005년, 2006년,2007년 결산검사보고서를 보면, 사소한 문제는 찾아 냈는데, 심각한 횡령사실은 적발하지 못했습니다. 뭔가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문제를 그냥 일회성 사건으로 넘길 수 없습니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언제 또 이런 어처구니없는 횡령사건이 터질지 모릅니다. 아니 이미 이런 사건들이 수없이 발생했을 수도 있습니다. 감사원도 ‘눈뜬 장님’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없다고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대통령비서실, 국회 등 힘있는 기관들에 대한 감사를 감사원이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감사원의 독립성을 강화하든지, 아니면 이런 기관들의 부패를 조사하기 위한 특별한 조직을 만들든지, 아니면 청와대나 국회 내부에 아주 독립적인 감사관을 두든지 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아래에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헛다리짚은 감사원 결산검사결과를 첨부합니다.
핵심은 못 밝히고 예산전용같은 주변적인 내용들만 담겨 있습니다. 2006년에는 아예 대통령 비서실에 대한 결산검사결과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검사는 했을 테니까 문제가 없었다는 것같습니다만, 사실은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