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활동/활동소식

[한겨레]지하철은 ‘서울시 홍보물’을 싣고 달린다

opengirok 2010. 1. 28. 09:52

[정보공개청구 세상을 바꾼다] 박원순씨 ‘광고현황’ 청구
전동차·스크린도어 등 월 평균 15000면 게재
공익할당 명목 무료로, 비용 환산하면 ‘25억’
“시장 치적 포장에 치중” 시민들 눈은 피곤하다




스크린도어, 전동차 모서리, 전동차 내부 조명, 전동차 내부 액자…. 지난해 서울지하철은 구석구석 서울시정 홍보 광고를 싣고 달렸다.


27일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서울시를 상대로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2007~2009년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 광고 현황’을 보면, 서울시가 두 교통수단에 실은
홍보물에 사용한 비용은 2007년 1억6416만원에서 2009년 4억3630만원으로 늘어났다. 2년 사이에 266%나 급증한 것이다.


박 상임이사는 지난해 11월 <한겨레>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벌인 정보공개청구 캠페인에 참여해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한겨레> 2009년 11월24일치 1면)


자료
를 보면, 서울시는 1년 내내 시정사업을 반복적으로 홍보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월, 한달 동안 기초생활수급자가 일정액을 꾸준히 저축하면 시에서 목돈을 마련해주는 희망플러스통장 등 ‘서울형 복지사업’을 홍보했다. 그해 3월10~24일, 8월10일~9월30일에도 같은 내용의 홍보를 반복했다. 남기철 동덕여대 교수(사회복지)는 “희망플러스통장 등은 예산 규모가 작아 서울시가 홍보할 만큼 대표성이 있는 사업이 아닌데다, 올해 서울시 저소득층 복지 예산은 오히려 깎였다”며 “현재의 서울시 홍보는 시민의 정보 접근성을 위한 광고라고 하기엔 너무 과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서울시 광고에는 ‘여자가 행복한 서울’ 등 이미지와 슬로건을 내건 광고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광화문광장 조성사업과 같이 단순히 ‘치적 홍보’를 위한 내용도 많았다.

» 서울시 광고물 제작 비용

서울시의 지하철 광고는 무료이다. 서울메트로(1~4호선), 한국도시철도공사(5~8호선) 등이 ‘공익할당비율’을 정해 서울시에 무료로 광고 자리를 내주는 덕분이다. 김유정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서울시가 지하철에 공짜로 올려놓는 광고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25억원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지하철·버스 광고물 제작비는 서울시 부담으로, 2007년 1억6000여만원에서 지난해 4억3000여만원으로 늘었다.



이 과정에서 홍보물 분량도 늘었다. 2007년에는 전동차 모서리 광고 1500면, 역사 내부 스크린도어 15면 등 소규모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1월에만 전동차 모서리 4132면, 포스터 만11426면 등 한달 평균 1만5000면 이상의 광고를 실었다. 홍기돈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의정지원부장은 “지하철 광고는 좁은 공간에 집중돼 있어 시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주입된다”며 “일방적 홍보보다 정책 내실을 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