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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가판대교체비용으로 95억원사용?!

opengirok 2010. 4. 21. 11:54


디자인신경쓰느라 서민들 삶은 뒷전인 서울시

출근 길 아침,  신문을 삽니다. 교통카드를 충전하기도 하고 추울때엔 따뜻한 커피를 사기도 합니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지하철을 기다리면서 흔히 볼 수 있는 가판대(가로판매대)에서 말입니다. 그런데 요즘엔 이 가판대를 이용하는 손님들을 보기 어렵습니다. 신문을 사는 사람도, 음료수를 사는 사람도 예전에 비하면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서울로 출퇴근을 하면서 눈에 뛴 것도 이 가판대인데요. 버스정류장 근처의 가판대들이 모두 같은 모양, 같은 색깔을 하고 있더라구요.  디자인서울사업의 일환으로 가판대의 모양을 규격화시킨 것인데요. 도시경관과 보행자의 권리를 위해 지저분한 가판대를 정리하고, 일정한 규격에 맞춘 것이라고 합니다.  서울시의 가판대현황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해보았습니다.




<이미지출처: 서울시>




서울시의 가판대현황을 보면 2007년(이명박 전 서울시장시절)에 455개가 철거되었고 그 이후에도 점점 줄어들어 현재 1363개가 있다고 합니다. 


가판대의 도로점용료는 점용면적×토지가격×요율(0.01)로 산출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디자인사업과 관련하여 가판대를 교체한 것은 총 1360개(A형:200개/ B형: 960개)이고 교체비용은 A형 :9,449,992원B형: 7,919,410원 이라고 합니다. 가판대교체비용으로 사용한 예산이 총 95억여원 인 것입니다. 


교체비용은 전액 서울시부담이고 운영자는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서울특별시보도상영업시설물 관리등에 관한 조례]에 의거해서 연간 대부료(시설물가액
×0.07)을 납부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교체된 가판대는 일정한 규격대로 상품을 진열해야 하기때문에 상품을 잘보이게 해 놓기 어렵습니다. 또, 도시경관을 헤친다는 이유로 가판대 내에 마음대로 광고판을 부착할 수도 없습니다. 가판대에는 오직 서울시를 광고하는 광고판들만 부착되어 있을 뿐입니다 . 가판대의 색도 어두운 편이어서 눈에 잘뛰지 않고, 물건을 파는 쪽만 개방되어 있고,삼면이 막혀있어 옆이나, 뒤에서는 가판대가 열었는지 잘 알 수도 없습니다. 이러한 갖가지 이유들이 가판대를 이용하는 손님들을 점점 줄게 하고 있습니다.


도시경관을 좋게 하고, 시민들의 보행권을 위해서 가판대를 교체해야 한다는 서울시, 그들에게는 디자인은 보이지만, 서민들의 삶은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가판대의 교체로 거리가 깔금해져서 좋다는 평가도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서민들의 삶을 고려하지 않은 디자인정책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950억원이나 들여서 한 사업이 오히려 서민들의 삶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성냥갑같이 작은 가판대안에서 갑갑함을 견뎌가며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할 것은 깨끗한 도로가 아니라 그들의 삶이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