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활동/서교동 칼럼

"2,100억" 교회건축을 어떻게 볼 것인가?

opengirok 2010. 1. 7. 15:45

      - 사랑의 교회 조감도 -

                                                                                                       전진한 사무국장

강남역 근처에 가면 사랑의 교회 라는 곳이 있다. 이곳은 옥한흠 목사로 상징되는 곳인데 70년대 목사들에게 집중 되어 있던, 한국 교회현실을 타파하고 평신도 교육에 평생을 바치신 분이다.

세계관은 보수적이지만 소탈하고, 자기 욕심이 없는 목사로서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아왔다.

필자도 대학시절 옥한흠 목사 책을 많이 탐독하고,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또한 옥한흠 목사님은 자신의 정년을 5년이나 일찍 땡겨서, 후임 목사인 오정현 목사에게 당회장 직으 물려주었다.

이런 명성으로 지방사람들이 서울로 상경할 때 가장 많이 가는 교회로도 사랑의 교회는 유명하고, 강남역 근처라는 입지적 조건으로 인해 폭발적인 부흥이 일어났다.

재직교인만 8만명, 출석교회만 4만 5천명이라고 하니, 큰 종합대학 2개를 합친 것 보다 더 큰규모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교회가 예배당이 좁아서, 건축을 한다고 해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법조 타운으로 유명한 서초역 근처에  2천279평을  1천174억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했고, 건물비까지 까지 합쳐 2,100억원이다.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웬만한 대기업 본사 건물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한쪽에서는 지금 사랑의 교회 건물이 너무 좁아 예배 드리기가 불편하고, 실질적으로 수용할 수도 없어서 건축을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고, 또 한쪽은 왜 그렇게 비싼 건물이 필요하냐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이런 논의 자체에 본질이 빠져 있다.

과연 교회의 역할은 사회에서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교회는 왜 세금을 면제받고, 온갖 혜택을 받으면서 도대체 지역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지? 스스로 따져 물어야 한다.

우선 사랑의 교회는 8만명 재직교인을 자랑하고 있는데, 8만명 짜리 교회가 성경에서 말하는 교회인가? 과연 8만명이 한 곳에 모여서 예배를 드려야 하는가?

이 근본적인 고민에 대해서 답을 내놓아야 한다.

사람 숫자가 감당이 안되면 교회 자체를 분리독립 시키면 안되는 것인가? 

 사랑의 1교회, 2교회, 3교회 쭈욱 나눠서 좀 더 어렵고 힘든 이웃이 있는 곳으로 찾아 들어가면 된다.
 
그리고 그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도하고, 감싸고, 그들의 지친 영혼을 감싸는 것이 바로 교회의 역할이다.

무엇때문에 한국에서 가장 노른 자위 땅에서 사랑의 교회가 필요한 것인가? 이런 물음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두번째 2100억이라는 이 엄청난 금액(하기사 요즘 하도 공공기관 청사도 억억 하니까 감이 무뎌진다)을 예배 드리는 비용으로 사용해야 하는가?

2100억짜리 예배를 받으시는 하나님은 기뻐하실까? 이 논의에는 사랑의 교회의 편의성과 안락만 고민하고 있지 지역사회를 위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

저 돈 중 반만이라도 장학재단을 만들거나, 노숙인들을 위한 자활센터를 만들던가? 아니면 해외에 지원을 한다던가? 외롭게 사시는 어른신들 연탄이라도 들여놓는다는지, 취업을 못해 실의에 빠져 있는 학생들에게 용기를 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준다는 기특한 생각을 하면 안되는 것일까?

마지막으로 사랑의 교회는 지금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목사님 월급도 제대로 드리지 못하는 어려운 교회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아직도 70-80대만 다니는 시골교회에서 외롭고 힘들게 목회하는 훌륭한 목사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노숙자들을 위해, 장애인들을 위해, 청소년들을 위해 힘들게 사역하고 있는 수많은 목회자들이 있다.

덩치가 커진다고 대형교회가 아니다. 지역사회를 위해, 기독교 전체를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교회의 대형화를 넘어 재벌화가 되어 가고 있는 이시대, 매우 위험하고 엄중해 보인다.

사랑의 교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