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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한EU FTA 관련 연구용역 대부분 비공개, FTA 찬양론 일색?

opengirok 2011. 5. 17. 17:21

정보공개센터는 이전에도 FTA의 절차적 문제와 홍보비 문제를 지적한 적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실제로 FTA 관련 정부부처에서 발주하는 한미, 한EU FTA에 관련된 연구용역들이 공개-비공개 되는 비율, 연구기관, 책임연구자, 연구비용은 주로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직접 조사를 해봤습니다. 이 조사는 연구용역 포털 프리즘(https://www.prism.go.kr)에서 각 부처별 연구용역 목록을 수집해 작성된 자료입니다.

한미, 한EU FTA에 관한 연구용역들의 발주기관들은 기획재정부, 외교통상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수산식품부, 지식경제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특허청이 있었는데, 그 중 기획재정부와 외교통상부 두 기관이 추진시킨 연구용역들이 절반을 넘습니다. 정부부처들에서 추진한 한미 FTA와 한EU FTA에 관한 연구용역들은 2005년 부터 20010년 사이에 진행되었고, 총 79건이 있었습니다. 이들 연구 비용의 합계는 약 24억원에 달했습니다.


2006년 부터 2010년 사이에 기획재정부가 발주한 한미, 한EU FTA 관련 연구용역들, 총 14개의 연구가 이루어졌고 그 중 8건이 비공개 6건이 공개 되어있다. 

2005년 부터 2010년 사이 외교통상부가 발주한 한미, 한EU FTA 관련 연구용역들, 총 31개의 연구용역이 추진되었고, 31건 모두 비공개 되었다.

기획재정부의 한미, 한EU FTA 관련 연구용역들은 총 14개 연구중 8건이 비공개 되었고, 외교통상부가 발주한 연구용역 31건은 31건 모두 비공개 되었습니다. 이 밖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주로 양 FTA로 인한 지적재산권 전략과 대응에 관한 연구용역 5건을 추진했고 5건 모두 비공개 처리를 했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 역시 발주한 4개의 연구용역을 전부 비공개 하고 있으며, 지식경제부는 발주한 11개의 연구용역 중 7개가 비공개 되어 있습니다. 또한 보건복지부가 발주한 두 개의 연구용역은 모두 비공개 되었고, 고용노동부는 8개의 연구용역 중 7개, 특허청은 4개의 연구용역 중 2개가 비공개 되었습니다.

한미, 한EU FTA에 관한 전체 연구용역 79건 중 13개의 연구용역을 제외하곤 모두 원문을 비공개 하고 있습니다. 약 84%가 비공개인 셈입니다. 가장 많은 연구비용이 든 연구용역은 지식경제부가 발주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한미 FTA 협상 등에 따른 우편시장 개방대비를 위한 연구인데(19190만원), 이 내용 역시 비공개 입니다. 적지 않은 혈세를 들여 만들어진 보고서인데 비공개 건수가 이렇게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거의 대부분의 연구용역의 원문이 비공개 되어있는 것도 문제지만, 연구의 편향성도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정부 정책에 우호적인 기관이나 인물을 중심으로 발주한 것이 눈에 띱니다. 한미, 한EU FTA에 관한 연구용역 중
가장 많은 연구용역을 진행한 연구기관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17건)인데,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를 부풀리고, 연구내용을 번복해서 시민사회로 부터 많은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또한 노골적으로 한미 FTA 찬성에 앞장섰던 정인교 교수는 총 9건의 연구 용역의 책임연구자를 맡았는데, 이 중 세개 연구용역의 연구기간이 중첩되어 있습니다. 제대로된 연구를 진행했는지도 의문입니다.

연구용역은 정부부처의 예산, 즉 국민의 세금으로 추진하게 되는데요, 따라서 될 수 있는한 최대한으로 공공에게 공개되어야 합니다. 한미, 한EU FTA에 관한 연구들을 유독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국 경제 전반, 국민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 일수록 정보와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함께 논의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 정부는 반대의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미 FTA와 한EU FTA는 거대 경제권과의 파트너쉽, 경제구조 선진화와 개방이라는 정부측의 슬로건과 실익이 미미하며, 농업과 노동, 지적재산권, 의료 분야에서 대다수 국민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시민사회 및 전문가의 비판이 팽팽이 맞선 가운데 일방적으로 타결되었고 협상문의 오번역과, 한미 FTA의 경우, 졸속적 추가협상으로 큰 논란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한EU FTA가 지난 4일 비준안이 국회에서 통과 되었습니다. 한미 FTA는 여당에서는 올해 안에 비준 발효를 주장하고 있고, 야당들은 결사반대의 입장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FTA 정국이 어떻게 흐르게 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폭풍전야와도 같은 시기 입니다. FTA 정국이 이토록 위태로운건 준비절차와 연구, 협상 전반이 비공개와 밀실행정으로 일관되었기 때문은 아닐까요? 이런 식으로 체결되고 발효되는 협정에는 내용적 측면을 떠나 절차적으로 누구도 동의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정보공개센터가 수집한 전체 자료 첨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