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활동/서교동 칼럼

지방의원 공약 이행 여부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해야

opengirok 2022. 6. 27. 11:13

지난 5월, 은평시민신문에 올린 정보공개칼럼입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목전에 다가왔습니다. 은평구 주민으로 처음 맞이하는 지방선거라서 그 어느 선거 때보다도 꼼꼼하게 어떤 후보자들이 나왔는지 살펴보고 있는데요, 서울시장, 서울교육감, 은평구청장, 서울시의원(지역구/비례대표), 은평구의원(지역구/비례대표)까지 무려 일곱장의 투표 용지를 손에 쥐게 된 만큼 살펴봐야 할 후보들도 너무나 많습니다.

내 삶과 가장 밀접한 결정을 내릴 대표자들을 뽑는 선거인 만큼, 역시 어떤 정책과 공약을 내걸고 있는지 유권자의 눈으로 검증해봐야겠죠? 선거공보물이 도착하면 당연히 쭉 읽어봐야겠지만, 아쉽게도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서는 아직 공보물이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선거공보물 발송일은 5월 22일까지입니다. 5월 24일부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공약마당 사이트에서 각 후보자들의 선거공보물을 파일로 공개하니 종이 공보물 말고 웹으로도 충분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은평구의 후보자들



하지만, 제가 거주하고 있는 응암2동에서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들은 재미있게도 대다수가 지난 지방선거에도 출마했던 후보들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사이트에서 자신이 살고 있는 읍면동을 선택하면 선거별 후보자를 조회할 수 있습니다.)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후보를 모두 합쳐 7명인데, 그 중 여섯 명이나 2018년에도 출마 경험이 있네요. 그렇다면 지난 지방선거 당시의 공보물을 확인하면 ‘현직’인 후보자들의 경우 공약을 그동안 잘 지켜왔는지 평가할 수 있겠고, 당시 낙선했던 후보자들은 얼마나 공약을 가다듬어서 나섰는지 비교해볼 수 있겠죠.

그렇다면 지난 지방선거 공보물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이미 4년이나 지났으니, 지난 번에 받았던 공보물들은 재활용 쓰레기로 배출된지 한참 지났을텐데요. 다행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정보도서관 사이트에서는 이전 선거에 출마했던 후보들의 선거 공보물을 PDF 파일로 모두 공개하고 있습니다. 당선자와 낙선자를 가리지 않고 모든 후보자의 공보물과 벽보를 확인할 수 있으니, 다시 출마한 후보들이 얼마나 정책과 공약을 업그레이드했는지 충분히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구청장의 경우 임기를 수행하면서 ‘열린구청장실’을 통해 자신의 공약 이행 사항을 공표하고, 평가 보고서를 공개하는 ‘매니페스토’ 문화가 자리 잡았습니다. 물론 ‘자체 평가’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는 좀 더 따져봐야 하지만, 적어도 주민들이 공약을 확인하고, 어떻게 이행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방의원들 중에서는 아직 적극적으로 자신의 공약 이행 여부를 알리는 경우를 찾기 힘듭니다. 의회 공식 사이트의 의원별 홈페이지에서도, 선거 때 어떤 공약을 내세워 당선되었는지, 그리고 해당 공약을 어떻게 지켜가고 있는지 알리는 내용을 찾기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유권자가 하나 하나 과거 공보물을 체크하는 수 밖에 없구요. 공약을 선언하는 것을 넘어서, 공식적으로 기록하고 누구나 살펴볼 수 있도록 공개하는 문화, 새롭게 구성될 지방의회에서는 꼭 자리 잡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