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활동/서교동 칼럼

정부광고내역 공개 … 은평구청 현황은?

opengirok 2022. 7. 6. 12:06

정보공개센터 김예찬 활동가가 은평시민신문에 연재 중인 정보공개칼럼입니다.

 


 

지난 해, 정보공개센터는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함께 한국언론진흥재단을 대상으로 한 정보공개 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소송의 내용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정부광고 내역을 공개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정보공개센터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의 정보공개 소송 기자회견



모든 정부기관과 공공법인은 정부광고법에 따라 국내외 홍보 매체에 광고를 할 때 한국언론진흥재단을 거쳐야 합니다. 한마디로 광고주인 공공기관과 언론매체를 연결하면서, 언론매체에 관한 자료들을 제공하고 컨설팅하는 역할을 맡는 것인데요, 따라서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전국 공공기관의 광고 내역을 보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재판에서 이겨서 받아낸 자료는 2016년 부터 2020년 5월까지 전국 공공기관이 신문매체에 낸 31만건이 넘는 정부광고 집행 내역으로, 3176개에 달하는 공공기관이 해당 기간 동안 어느 신문 매체에 어떤 내용의 광고 냈고, 광고비는 얼마였는지 확인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해당 자료를 분석하고, 지난 6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습니다. (보도자료 링크)

전국언론노동조합의 보도자료


전국언론노동조합의 분석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동안 신문매체에 집행된 정부광고료는 연평균 2,193억원에 달합니다. 이중 중앙일간신문에 집행된 광고료가 연 평균 1115억 수준으로 전체의 52.8%를 차지합니다.

대표적인 중앙일간신문인 동아일보가 연 평균 95억 가량을 수주해 전체 정부광고료의 4.3%를 차지했고, 그 뒤로 중앙일보(84억원), 조선일보(83억원), 매일경제와 한국경제(각각 57억원)가 그 뒤를 잇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공기관 중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가장 많은 광고료를 집행한 것으로 나왔는데, 17개 광역자치단체와 226개 기초자치단체를 합쳐서 연 평균 1012억원의 광고비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경북도청(연 평균 75억원)과 대구시청(연 평균 54억원), 그리고 서울시청(연 평균 49억원)이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도 가장 많은 광고비를 집행한 곳으로 꼽혔습니다.

이쯤 되면 과연 은평구청은 얼마나 광고를 집행했고, 어느 언론사에 주로 광고를 냈을지 궁금해지는데요, 전국언론노동조합은 홈페이지에서 분석 내용과 더불어 원 자료(raw data)를 함께 공개하고 있습니다.(링크) 누구나 해당 자료를 다운로드 받아, 어느 공공기관이 어떤 언론사에 무슨 목적의 광고를 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다만, 31만 건이 넘는 광고 데이터가 있는 파일인 만큼 파일을 살펴볼 때 PC가 좀 버벅일 수 있다는 점을 감수해야 합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은평구청 광고비 집행 내역

 


PC의 버벅임을 감수하면서 은평구청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집행한 광고 내역을 살펴봤습니다. 은평구청의 해당 기간 중 광고 집행 액수는 수수료를 제외하고 총 2억 6898만원으로, 연 평균 6700만원 꼴이었습니다. 그리고 해당 기간 동안 은평구청은 주로 동아일보, 내일신문, 전국매일, 서울신문, 국민일보 등 중앙일간신문을 대상으로 광고를 집행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은평구청이 2016년 부터 2019년까지 낸 광고비 집행 내역 자료만 따로 스프레드시트에 정리해 공개합니다. (링크) 은평구의회는 4년 동안 단 한 건의 광고비를 지출했습니다. 2016년 9월 7일, 은평구의회가 공감경영 대상을 수상했다는 내용에 대한 광고를 한국경제에 냈는데, 공감경영 대상에 대한 특집 기획에 대한 일종의 기사형 광고로 보입니다. (링크)

 


정부의 광고 비용은 세금으로 지출되는 만큼, 시민들은 어느 공공기관이 어떤 언론사에 무슨 내용의 광고를 내고 있는지, 광고 비용은 얼마인지 알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광고비 집행 내역은 언론사의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비공개 되는 일이 잦았는데요, 그런 차원에서 정보공개 소송 끝에 정부광고 집행 내역을 받아낸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