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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후니] 오세훈, 화려했던 쇼의 쓸쓸한 결말

opengirok 2011. 8. 25. 18:56



오세훈과의 '훈훈'한 추억

정보공개센터는 주민투표 실패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를 기점으로 그간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앞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의 홍보비와 광고비 그리고 그것에 대한 정보은폐에 대한 행태, 그리고 외관과 축제에 몰두하는 측면을 다시 확인했는데요, 이번에는 딱 1년 전 논란이 되었던 서울광장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지난해 8월 서울시 의회는 서울광장의 이용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하는 서울광장 조례개정안을 통과시켰는데요, 서울시 9월에 신고제로의 전환이 집시법과 상충하며 서울광장이 공유재산과는 다르다며 서울광장 조례개정을 대법원에 제소했습니다.

정보공개센터가 2009년 1월 1일 부터 2010년 4월 15일 까지 서울광장 사용신청과 허가 내역에 대해 정보공개청구 한 결과 대부분 하이서울 페스티벌과 같은 서울시 행사들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또한 추가적인 분석결과 최근 3년간 서울광장은 서울시 58%(354건), 정부기관 10%(63건)등 광장 사용일수의 68%를 서울시와 정부기관이 독점적으로 사용했으며 시민단체 21%(129건) 기타 법인들과 언론들 10% (62건)로 서울시와 정부기관이 거의 독점적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상황은 광화문 광장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2009년 하반기 동안 광화문 광장의 사용도 100%(34건) 서울시와 정부의 행사였습니다. 하기사 엄청난 운영비로 광장에 온통 플라워카펫을 깔거나, 빛축제를 하거나, 스케이트장을 만들고, 심지어는 스키점프대를 만드는데 어떻게 시민들이 주체가 되는 행사나 집회를 진행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또한 업무추진비와 전용차량 주유비를 펑펑써서 무개념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업무추진비의 경우에는 6개월 동안 1억 130여 만원을 사용했는데, 이는 1달에 약 1700만원을 사용한 꼴입니다. 또한 주유비의 경우에는 1년 5개월 동안 약 1700만원을 사용했습니다. 거의 중소기업 입사초년생의 연봉 수준입니다. 이 주유비를 바탕으로 오세훈 서울시장 전용차의 연비를 계산하면 리터당 3.17km 라는 최악의 수치를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책임함과 억지스러움을 엿볼 수 있는 사건으로 시의회 출석거부한 사건이 있습니다. 올해 의회와 무상급식에 관해 대립각이 커지며 서울시의회 본회의에 출석 거부를 감행했던 것인데요, 결과적으로 오세훈 시장은 민선 5기 1년 동안 37회의 본회의 차수 중 단지 11회만 출석했습니다. 


 

오세훈을 보내며, 훈.. 이제 우리의 기억 저너머로...

오늘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적으로 사퇴를 표명하며 주민투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떠났습니다.

지난 24일 서울시 무상급식에 관한 주민투표가 25.7%라는 초라한 투표율을 보이며 오세훈 서울시장의 참패로 끝이 났습니다. 서울시 측은 소득수준 하위 50%학생들부터 단계적으로 무상급식을 하자는 안을 내놓았고 교육감과 의회에서는 초등학교의 경우 2011년, 중학교의 경우에는 2012년 부터 전면적인 무상급식을 시행한다는 안 이었습니다.

이번 주민투표는 사실상 복지에 대한 여당의 입장, 그리고 야당 및 시민단체들의 입장이 무상급식이라는 주제로 압축되어 있었던 양상입니다. 따라서 강남 3구와 나머지 지역과의 심각한 투표율 차이가 보여주듯이 확연한 보수와 진보의 차이, 그리고 계급적 성격이 투표결과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관점에서는 무상급식으로 시작되는 복지라는 개념의 전 사회적 인식, 더 나아가서는 복지사회로의 전환을 막아야했고 그 전환에 있어서 주도권을 소위 진보세력이나 야당에게 쥐어줄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전환은 사회 분배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가능하기 때문인데, 이러한 전환의 주도권을 빼앗긴다는 이야기는 기득권층 자신들의 손실이 그 만큼 커질 수 있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따라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 전환에 관한 싸움에서 최전방에 위치한 일종의 첨병역할을 수행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우리나라의 미래 그리고 바람직한 복지정책의 방향을 확인할 수단, 한번의 유일한 기회, 그 기회를 놓치게 돼서 안타깝습니다. ...

-주민투표 무효 직후 기자회견 중-

오세훈 서울시장의 기자회견 발언은 사뭇 비장하고 또한 비통합니다. 아마도 그는 진심으로 절실한 마음을 담아 저 말을 전했을 것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관점에서 주민투표의 실패는 '바람직한 복지정책'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의 상실입니다. 여기서 그의 생각이 자신의 무상급식 안이 바람직한 복지정책이라고 피력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현재의 무상급식 정책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왜냐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무상급식이나 여타 복지 문제에 그닥 관심이 없었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앞선 [아듀 후니]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 처럼 그는 서울시에 대한 맹목적인 홍보와 광고(비용과 내역을 은폐하고 싶을 정도로), 각종 화려한 행사들과 서울시 외관 꾸미기에만 치중해 왔습니다.

앞으로의 오세훈 서울시장의 행보가 어떻게 이어질지는 모르겠습니다. 오늘로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장직에서 물러나게 되지만 차후 총선과 대선을 두고 그의 이름이 또 다시 거론될지도 모르는 일 입니다. 일단 한나라당에서 그의 입지는 무척 초라해진 셈입니다. 한나라당에서는 애초에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거는 것을 만류하였고, 주민투표 실패후 사퇴에 있어서도 10월 이전 조기사퇴에는 반대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당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소신있게 즉각 사퇴를 했습니다. 이에 한나라 당에서는 홍준표 당대표를 중심으로 격분하고 있습니다.

이제 정말 떠나야만 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우리는 그를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요? 시민들은 여전히 그를 소통하지 않는 시장, 외관에만 신경쓰는 시장, 독단적이고 무책임한 정치인으로 기억하지 않을까요? 앞으로 새로운 시장과 함께 서울의 변화를 기대해 봅니다.